飮 酒 - 술마시다. (봄바람) 정몽주
포은(圃隱) 정몽주 선생은 워낙 유명하신 분이지요.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도 일편단심은 변하지 않겠다는 시조는 모르는 사람 없을 정도고, 선죽교에서 이방원에게 암살당한 이야기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고려의 충신' 하면 떠오르는 분이지요. 그런데 충신의 이미지가 하도 강하다보니 포은 선생이 뛰어난 문장가요 학자였다는 사실은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끔 아쉽죠. 저절로 흥이 납니다. 그러니 멋진 경치를 만나면 핑계 삼아서 술잔을 기울일 수밖에요. 이렇게 흥청망청 놀다보니 여비를 몽땅 써버린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도 새로 지은 시가 주머니 가득 들었으니 괜찮다는 마지막 구절은 피식 웃음을 짓게 합니다. 좋은 곳에서 술 마시게 되면 시 몇 수 짓는 것은 응당 뒤따라 행하는 일이었거든요. 요즘 놀러가서 사진 찍는 것이 당연하듯이요. 그렇다면 마지막 구절이 변명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겠죠? 우리들이 사진을 보며 추억을 되새기듯이 옛 사람들은 지어놓은 시를 읽으면서 기억을 떠올렸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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