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깊으면 / 김귀수
마른 숲이 이슬에 세안하고
새악시 몸짓으로 봄빛 푸르네연애하는 처녀 가슴이 되어서리앉은 정수리에 아지랑이 핀다
누구인들 봄바람에 마음 설레하지 않을까?몽글몽글 나이 잊은 수줍음이여윈 젖가슴에 촉촉한 봄비가 되어사르락 사르락
인생의 희열을 싹 틔우는 소리
나는야 개나리 진달래 화사하게 봄날 깊으면나이속에 남아있는 그리움 한자락 살짝 들추고아리따운 처녀의 감성이 되어새벽별 친구하고 버들잎에 이슬 찍어몇날밤을 세워가며 잊었던사랑의 편지 한 장 곱게 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