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된장 제대로 맹글기(메주로 장 당그기..)
삼동 내 처마 밑에서 모진 찬바람 맞아 감서 빠싹 모른 메주들이 인자 시집을 갈 때가 됬그만요.
장은 음력으로 정월이나 3월에 담그는디 정월에 담그는 거시 소금도 덜 들고 맛나당깨 항시 정월 중에서도 12간지 중에 있는 말날이라고 허는 날을 잡아서 당그는디 올해는 4일은 설이라 못 허고 16일날은 갑자기 날씨가 추버지는 바람에 못 해 농깨 인자 28일 말날이 하리 더 남아 있기는 허제마는 그 때 날이 어찌 될랑가 몰라서 꼭 말날 아니라도 뱀날만 피허먼 된당깨 말날 담으로 괘않타는 23일 소날을 잡아서 당그기로 했그만요.
장 당그기 사흘 전부터 빠싹 잘 모른 메주를 걷어내서..
캐칼허니 씼꺼 내야 허는디 날이 추불 직애는 이 일이 보통 심든 거시 아니랑깨요.
메주 200장을 하리에 다 씼끌라먼 심등깨 이틀 정때 해 좋은 날을 골라서 깨끔허니 씼꺼서
다시 물 빼고 꼬들꼬들허니 물기를 몰라야 헌당깨요.
메주들이 어찌나 잘 떴는지..
갱엿 맹키로 볼그레 헌 거시 영판 이삐개 생깄네요.
올해는 좀 잘개 맹그랐더마는 잘 몰라서 돌덩거리 맹키로 따글따글 허는그만요.
어떤 사람들은 메주를 너무 띄우먼 된장색이 안 곱다고 쬐끔만 띄운다던디 우리는 색이 곱고 안 곱고를 떠나서 맛이 좋아야 헝깨 제대로 띄워야 직성이 풀리더만요.
이틀째 씼꺼 넌 놈들까지 날이 좋아 농깨 고실고실허니 잘 모르는그만요.
인자 장 당그는디 메주 담으로 중헌 걸 모시고 왔네요.
예전에는 비금도 소금을 5년씩 간수를 빼서 썼는디 소금이 많이 재이서 중간에 몇 해 안 샀더마는 인자 3년된 놈을 써야것그만요.
이거는 신안염전까지 가서 실고 온 소금이네요.
주차장 한삐짝에다가 오랫동안 재 놨더마는 비니루랑 이불이랑 또 비니루에 포장까지 네볼씩이나 덮었는디 욱에 덮어 논 비니루랑 포장은 다 삭아 삐맀더랑깨요.
장을 담그기 전날 소금을 이리 큰 물통에다가 미리 풀어서 갈앉치야 허는디..
정월에는 3되 3월에는 5되를 쓴다고 허더마는 날이 추불 직애는 암만 녹하도 녹는 양이 정해져 있더랑깨요.
날이 좀 따시다 시퍼서 소금을 좀 많이 여 볼라고 했는디 암만 녹하도 이 이상은 안 녹더랑깨요.
이 계란이 500원짜리 동전만큼 뜨먼 된다던디 좀 더 큰 거 봉깨 기준치보다 좀 짜분갑네요.
장이 좀 짜부먼 더디 되기는 해도 상허지는 않는디 싱거부먼 장을 베리 뿔 수가 있씅깨 짭개 간을 맞추는 것도 괘않터만요.
암튼 오래 이 일을 헐라먼 염도계 정도는 하나 장만해 놔야것더만요.
인자 장 당그는 날이네요.
아침 일찍부터 메주를 실어다 옇는디 대개는 물 한 말에 메주 세 덩거리씩을 여서 장을 담제마는 우리는 메주를 넉넉허니 항아리에 채워 놓코 소금물을 부서 맞충깨 양을 재고 말고가 없그만요.
메주를 많이 담아야 된장도 맛나고 간장도 찐허고 허더랑깨요.
소금이 깨끔해서 베랑 잡티도 없제마는 그래도 뭐시 들어 가먼 안 됭깨 거를 거는 걸러야지다 이~!
기냥 장이나 된장을 담을 직애는 8부 정도나 채우먼 되제마는 빠싹 모른 메주를 담근 거라 소금물을 방방허니 채워도 메주가 많이 묵어 삐릴 거그만요.
소금물을 다 채운 담에는 통꼬치랑 대추를 옇코..
거그다가 숯을 옇는디 숯불을 제대로 피워 갖고 허는 거시 좋타고 해서 이리 불을 피워서 옇키는 허는디 숯불을 피워 갖고 해야 뭐시 소독이 되니 어쩌니 허기는 허더만 해도 물에 들어 가기만 허먼 금새 꺼져 삐리는 숯불이 얼매나 소독을 헐란지는 몰라도 나 생각으로는 숯 자체를 소독헐라고 그러는 거 아닌가 시푸더랑깨요.
거그다가 옻낭구를 여먼 잡균이 없어지고 옻을 연 된장이나 간장을 묵으먼 옻을 안 타게 된다고도 해서 몇 년 전에는 옻낭구를 베다 쌂아 갖고 육수를 맹그라 여서 맹긍깨 너무 번잡허고 심이 들어서 안 했는디 요새는 이리 통잽이로 여먼 된대서 흔해 빠진 거시 옻낭구라 따라해 보는그만요.
넉넉허니 벤다고 벴더마는 너무 많을랑가?
어차피 2년은 묵하 놀 놈들잉깨 기왕이먼 넉넉허니 여 놓는 거시 좋컷지다 이~!
여그까지 해서 장 당그는 일은 다 마치진 건디 빠싹 모른 메주가 이리 동동 떠 갖고 물 욱에 나온놈들은 곰팽이들이 달라 들기도 허고 제대로 안 우뤄낭깨 물에 푹 쟁기개 해야 헌당깨요.
전에는 대낭구를 짱그라다가 버팅개를 맹그라 찡구고 했었는디 몇 년 전부터는 각시가 이리 빈 소줏병에다가 물을 당가 갖고 엉거 농깨 간단허니 해결되더만요.
어차피 우리집서 쐬줏병이야 처치곤란잉깨..
술병으로 도가지를 다 채우고 낭깨 인자 참말로 다 끝났그만요.
마지막으로 도가지에 묻은 소금물 땜시 얼룩이 생기서 지저분해 배깅깨 캐칼허니 씼꺼 줘야것지다 이~!
따까리 덮을 디만 잘 딲으먼 몸뗑이는 비가 씼꺼 주것제마는 그래도 첨잉깨 누가 보나따나 깨끔허니 딲아 주는그만요.
올 장 당그는 일은 여그까지로 다 끝났네요.
이 도가지들 속에서 메주랑 소금물이랑 지지고 볶꾸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인자 장을 나껀디 된장을 언능 보고 자부먼 빨리 뜨고 간장을 이삐개 보고 자부먼 늦개 뜨는 거라 언재까지 당가 놔야 헌다는 거는 집집이 다르제마는 대충 한 달부터 세 달 새에 건지먼 되더랑깨요.
할무니나 어무니들이 해 주시는 걸 우리가 너무 흔허개 묵어서 맨날맨날 우리 젙에 있을 걸로 알았던 우리 된장들..
점빵에서 포는 된장 간장에다가 얼매나 이런 공을 딜이서 맹그라 내것는가요.
아직도 장을 묵을라먼 이걸로 다 끝난 거시 아니고 봄 되먼 다시 건지서 된장 맹글고 간장 맹그라 갖고 빠르먼 일년 우리집서는 3년이 지나야 보돕시 묵게 되는디 이런 인고의 세월을 제대로 전디 낸 우리 장들을 참말로 존중해 주시야 안 허것능가요.
인자 따땃헌 봄볕 속에서 장이 제대로 우뤄 나와서 맛난 장이 맹그라 지기를 간절히 바람서 장 당그는 이약은 여그서 마칠라네요..
된장 뜨는 날은 참말로 죽어나껀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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