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우산 2012. 10. 21. 05:00


 

아! 가을인가요. / 김귀수

아~ 정녕 가을입니다.
잠을 잊은 사색에 잠겨 하얗게 뜬 밤을 지세우고도
한자도 써지 못해 구겨져 버려진 편지지처럼
아침의 뜨락에는 우수수 낙엽만 떨어져 쌓여있네요.
계절은 아름답고 마음은 쓸쓸하여라.

젖은 낙엽을 태우듯
가슴 안에 모아둔 사랑의 말들을 태워봅니다.
매케한 서러움이 연기처럼 피어올라 고개 숙이면
눈물 한 방울이 뜨겁게 무릎 위에로
투둑 하고 떨어집니다.

창문을 열면 나른한 한낮의 풍경.
먼지처럼 날리는 가을의 햇살 속으로
나붓나붓이 걸어오는 그리움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