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우산 2012. 12. 26. 15:59
오얏여름

나목 / 김귀수 남김없이 다 주었기로 너는 헐 벗었으니 냉동 시린 손끝으로 할퀴는 겨울 북풍은 칼날 같으리... 참음이 모질어 상고대로 눈물이 얼었다. 짐승의 소리로 바람은 겨우내 네 몸을 흔들며 밤낮으로 울어되겠지 달동네 오두막집 연탄불이 사위는 새벽 성애 낀 창문이 경기를 한다 그러나 잊었는가 겨울은 봄이 멀지 않음을... 제 몸 태워 빛을 밝히는 촛불처럼 가을은 떠나는 순간까지도 쓸쓸한 아름다움으로 낙엽 떨군 가지마다 봄을 향한 희망의 씨눈을 남겨 놓았다 너의 발등 소복한 나뭇잎들의 따뜻한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