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케치

제주도의 마지막 날

가을비 우산 2013. 5. 21. 17:22

제주도의 마지막 날이다. 숙소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빠진 것 없나 짐들을 챙기고 콘도를 나섰다.

제풀에 지쳤는지 이젠 아이들의 늑장에도 그다지 성질을 내지 않고 처연하게 뒤따라 다니게 된 울 바깥지기. ㅎㅎㅎ

아마 속으로는 이렇게 별렀을 걸. "역시 나는 부부만 호젖하게 다니는 게 신경 쓸 일 없이 복장 편한 거라고..."

나흘씩이나 머무른 여행지였지만 그러고보니 그렇게 알뜰하게 관광을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아이들이 딸렸으니 애들 눈높이에 맞추고 힘이 들 드는 방향으로 관광을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았다.

역시 제일 불만은 계획한 만큼 여러 곳을 관광을 못한 것 같아서 본전 생각이 간절할 울  바깥지기.

그래도 자식들은 그저 즐거웠노라고 희희낙낙이니 나는 그냥 무조건 흐뭇하였거든...

 

 

 

케릭 월드, 이곳은 완전 울 손녀 스타일,

아이들의 궁전이었다.

 

화면에 자기의 모습이 비치니 신기한 모양.

 

손을 뻗치면 빛의 감지로 바닥의 풍경들이 시각적으로 변하는 이색 경험을 하며 신이난 유나.

 

 

 모래 그림을 그리며 아이도 어른도 신이 났다.

ET와 자전거 타기. 우주를 나르는 느낌.

이곳에서는 어른도 나이를 내려놓고 아이가 된다.

 

 

 

갖가지 탈을 쓴 지 아빠를 보고 경기를 하며 놀라는 유림이 땜에 우리 온 가족이 포복절도 배곱을 뺐다.

 

 얼마나 식겁을 했던지 빨간 가발을 쓴 할미와도 아예 눈도 안 마주치고 외면을 했다.

 

사실 애들보다 내가 더 신이 나서 여기저기 설치고 다녔다.

아들은 지 새끼 사진 찍고, 울 넝감은 마누라 사진 찍고... 

 

 

 

 

 

 

 

 

신통방통 로봇의 무대 공연,

섬세한 댄스동작에 로봇기술의 발전에 깜짝 놀랬다.

 

 

흑돼지와 거위들의 쇼가 있는 휴애리 이곳은

잔디광장이 널찍한 가족끼리 연인끼리  피크닉하기 딱 좋은 공원같았다.

 

 

 

 

 

 

얼마나 훈련이 되었기에 가파른 계단도 성큼성큼 올라서서 공중의 외나무 다리도 건너고는

물이 흘러내리는 경사진 미끄름틀을 얼마나 경황없이 타고 내려오던지

어쩌면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무참하게 혹사되고 있는 동물물의 비애가 느껴지기도 하더라.

 

 

 

 

 

 

 

 

 

 

 

 

 

 

 

 

 

 

 

 

 

 

 

 

 

 

 

 

 

 

 

 

기차를 타고 공원을 투어하는 에코랜드를 추천하던 울 넝감 결국 삐친 얼굴로 아이들에게 주장이 꺾이고

카트를 타고 싶다는 아들과 최종 결정의 손녀딸의 의견을 쫓아 레저 타운을 제주의 마지막 행선지로 정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를 선택하고 있었다. 한나이라도 젊었다면 어쩌면  울 부부도 한번쯤 카트의 스피드에

도전을 했을지도 모른다. 확실히 정열과 패기가 느껴지는 탈 것이더라.

 

 

 

 

아쉬운 마음으로  조금은 일찍 렌트카를 반납하고 공항 면세점에서 신나게 쇼핑을 마친 뒤

제주공항을 배경으로 작별의 기념촬영...

역시나 애주가 집안답게 양주를 몇병씩이나 구입을 했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유림이를 보니 생애 첫 제주도 여행길에 지친듯한 표정이더라.

20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