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하루가 슬픔일 때 / 김귀수
간밤에도 쉬임없이
어둠은 젖어있더니
왼하루 빗물 흐르는 창밖을 보니
내 마음 둘 데 하염없음에
모르게 흘린 눈물 한 방울이
슬픈 모가지를 흘러내려서
젖무덤 깊숙히 스며듭니다.
명치끝 따끔한 이외로움은
삶이 갖는 흐린 날의 고독인가요?
모르는 누구라도 좋습니다.
나뭇잎 젖는 오늘 같은 날에는
아무라도 그대가 되어
살며시 어깨를 빌려준다면
창넓은 찻집에 나란히 앉아
달콤한 침묵속에 그대의 어깨 기대어
밤의 세레나에에 취하고 싶습니다.
칠월의 비내리는 하루가 슬픔일때
젖어우는 바람에 남몰래 흘리는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