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백세 즈음에

가을비 우산 2013. 4. 19. 21:03

 

 

          백세 즈음에 /김귀수


          야생에 뿌리 내린 잡초라 불러라
          겨우내 마른 풀잎으로
          삭풍으로 시달렸어도
          눈비에 시달렸어도
          훗날에 봄을 맞이 할 근력은 쟁여 두었네


          뻗은 가지에만 꽃이 피던가
          거북이 등짝처럼 굳어진 고목의 둥치에도
          감자의 씨눈처럼 회춘의 곁가지로
          봄은 머물고 꽃이 핀다네


          생존의 가치를 세월로 논하지 마라
          풋감도 떨어지고 익은 감도 떨어지느니
          받는 것에는 당연하더니
          주는 것에는 그 인심이 야박도 하다
          오늘 나의 늙음이 내일 너의 자화상이라
          늙음도 섧웠키로 냉대조차 하였을까


          수액을 다 뽑았으니 껍질을 벗기우고 고사목을 만듬이니
          대접은 자처하고 예의라도 갖추시게나
          노쇠한 가슴에도 남은 열정과 정열이 있어
          백발에도 사랑을 그리는 낭만과 멋은 있다네
          앞서거나 뒷서거나 한번 뿐인 인생
          야박하게 세상 밖으로 등떠밀지만 말게나


          석양길 아름다운 황혼으로 시간에 쫓길지라도
          소롯이 해로하는 손잡고 담백한 여생을 살다가 가고지고
          사는 짐 다 내려놓았으니 하루 뿐인 내일이라도
          이제 나는 고목이 아니라 다만 거목이고 싶을 뿐
          준비된 세상 갈무리로 잠시라도 아름다이 쉬어 가려네.

           

           

          첨부이미지      사랑해요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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