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뭐든 둔해 저 만사 무덤덤 사는 일이 까탈스럽지가 않고 수월하려니 했는데 웬걸 매사에 더 예민해지는 느낌이다. 어쭙잖은 것에도 잘 삐지고 노여움도 잘 타게 되고, 게다가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도 민감하다. 추위도 더 타게 되고, 더위도 다 타게 되고 말이다. 그러니 올여름 무더위에도 아주 진저리를 내야 했다. 비도 잦았지만 더울 때는 어쩜 그렇게 후덥지근 짜증 나게 덥던지.... 이제 입추도 지났고 처서도 지났으니, 조금은 폭염도 무더위도 조금씩 하루가 다르게 꺾이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한숨 돌리며, 한낮의 더위를 피해 오늘은 해거름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 짬 나는 시간의 사이사이, 나들이로 마음의 여유를 가졌던 여름이 오기 전까지의 일상의 흔적들을 소급해 정리해 본다. 햇살이 따사롭던 사월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