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에 내리는 비 /김귀수
낮이 밤같다
약속도 없는 찻집의 구석자리 홀로 앉아
주인없는 커피 한 잔이 식어간다.
음악은 흐르는데 내 귀는 소리가 죽어
가슴 가득 쓸쓸함이 만수위
유리창을 끈적하게 비벼대는 빗물 빗물...
고독이 바람에 치를 떨며
세월을 침묵하며 사색을 달고 선
늙은 고목나무 가지를 흔든다
비오는 날의 풍경을 스케치하며
지금 내 사고는 잠정 정서 불안의 상태
젖은 날은 어쩌면 향기 지는 꽃이되여
막연한 그리움들이 울지않고는 머물수 없어
꽃잎마다 풀잎마다 빗물되어 온몸을 저리는가...
눈물처럼 내리는 비를 맞고
하염없이 길을 걷다가
우산을 받처주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쓸쓸함을 부추기며 시월에 내리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