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햇살이 정수리에 따끈한 주말 어느날, 아들 내외의 일박 모임 탓에 도우미로 손녀딸을 맡았다.
아이 볼래? 일 할래? 하면 일 한다고 하더니 애보기가 장난이 아니다. 요즘 애들은 자아도 강하고 예와 아니오가 강하다.
어찌나 자기 주장이 뚜렷하던지 늙은 할미가 꼬박 이틀을 손녀딸 유나와 놀아주는데 완전 식겁을 했다.
함부로 야단을 쳤다가는 조잘조잘 지내 아빠 엄마한데 미주알 고주알 고자질일터라, 대략난감 과잉충성으로 꼬마숙녀
비위 맞추느라 진땀을 뼀다. 에혀! 눈에 삼삼할때 마다 잠시 다녀가고 말아야지. 지친다 지쳐. 자식 넘들
이러한 부모의 자식에 손주에 이어지는 한량없는 내리사랑을 자라는 새끼들에게 소롯히 감동으로 전해주기나 하려는지...
"자수정 놀이기구 태워주마 꼬드겨 차에 탄 순간 부터 애 마음 사로잡으려 온갖 재롱으로 유나의 시선을 끌어야 했거든..."
차 안에서도 양산 쓰기를 고집한 멋쟁이 꼬마숙녀님!
아주 표정이 도도하다. ㅋㅋ
할미가 안쓰러운지 건방진 미소 하나를 날린다. 내가 미쳐!
이거 봐라! 완전 심통이 났다. 떽!....
동전으로 움직이는 자동차에 할미를 동승하고 여유로운 울 공주님 보소. 마 나는 덜컹대며 요동치는 진동에 혼비백산 헀구마.
울 손녀는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다.
당당하게 이 것 저 것 탈거리를 직접 탐사 중!
기차를 타고 출발 준비 중!
애기들만 타야하는데 혼자 안 타겠다면서도 성화니 어거지로 소인?값으로 기차표를 한장..ㅎㅎㅎ
뭘 보시는지? 나참.
기차가 할매와 손녀를 싣고 은하수를 건너서 우주 정거장으로 고! 고!
휴우! 유나덕에 열차 타고 구경 한 번 잘 했네.
마차를 타자더니 또 무슨 심통이 났는지 대꾸도 않고 표정이 쌩하다.
동물을 타고 회전마차를 탄다.
물귀신처럼 할미를 꼭 동승을 시키는디 어이쿠 막상 타고 보니 장난이 아니였어. 월매나 빠르던지
몇바퀴 안 돌아서 울 유나가 고만 세우라고 땡깡으로 소리를 쳐봤지만 말짱 꽝이였어.
일행들과 보조를 같이해야 헜어. 돈 낸만큼은 타야헝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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