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비가 내리면

가을에 비가 내리면 / 김귀수 혼자 걷는 이 길에 자박자박 뒤를 쫓는 발자욱 소리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나뭇잎 적시는 쓸쓸한 가을비만 꽃무늬 비닐 우산 속으로 가슴 싸한 외로움이 빗물처럼 스미어 든다 굽어진 골목길을 지나노라면 어느 집 담장을 넘어오는 슬픈 음악 소리 그대도 나처럼 지금 어디서 우리의 사랑을 추억하고 있을까? 나 하나의 사랑은 가고 혼자 걷는 이 길에 단풍 드는 그리움만 젖은 발길 위로 낙엽처럼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