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나목

가을비 우산 2015. 12. 11. 06:00



    나목 / 김귀수 봄을 위해 기꺼이 헐벗을 수 있었다 그 봄이 오기까지 긴밤 삭풍에 알몸은 상채기뿐, 그리움을 부여잡은 먼 가슴앓이가 점자를 더듬는 맹인의 손끝처럼 아린 외로움에 기다림의 시간이 예민해지는 밤 한파에 별빛마저 얼어붙어 불빛 꺼진 너의 창밖에서 새벽이 오기까지 오직 떨고만 있었다 유한의 시간이 되어 기어이 나목에 잎이 돋아 대지에 봄이 찾아오거든 긴긴 겨울밤의 살을 찢는 삭풍 소리도 봄을 부르는 기꺼운 휘파람 같았노라고, 나목은 오늘밤도 추위를 걸치고 그렇게 아름다운 기다림의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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