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혼자인 가을이어도

가을비 우산 2015. 11. 21. 01:00

                 혼자인 가을이어도/ 김귀수

 

사랑이 내게 오는 길이 너무

멀지 안았으면 좋겠다

꽃이 피는 봄날부터

단풍잎 지는 가을까지

나는 그렇게 꿈을 꾸었나보다

 

아! 외로움이 몽돌처럼 닳아서

스산한 갈바람에 마른잎처럼 굴러다니고 

가을이 지는 숲길을 혼자 걸으면

나뭇잎은 비가 돼고

그 비에 내가 젖는다

 

쌀뜨물같은 무서리가 풀잎위에 하얗게

홑이불처럼 시리게 깔리도록

그리움을 새긴 단풍잎 편지는

 

긴 어둠 사위어가는 새벽 골목길을 지나

오늘도 어느 낯선 담장 밑에서 버려진

길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있겠지?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쌓이고

마른잎 밟으며  걸어 가는길

어쩌면 눈물나게 쓸쓸하여도

혼자인 뒷모습이 가을 풍경처럼

      나는 그렇게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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