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명절 뒷풀이

가을비 우산 2007. 2. 19. 20:45

명절 뒷풀이 김귀수

 

어머니 손때 묻은 이빠진 함지박에

거머리  피빨려가며 구슬땀으로

농사지은 골짜기 천수답의 양곡 털어

가마솥에 시루 얹어 정성으로 쪄낸

콩고물 시루떡을 하나 가득히  담아 이고지고

설날 뒤라 벗님들을 찾아 왔소 이웃들을 찾아왔소

 

쿵덕쿵덕 절구에 밀을 빻고 찰살로 풀을 쑤어

밑빠진 쳇바퀴 틀을 삼아 누룩을 빚어

군불 지핀 아랫목에 낡은 이불 둘러치고

앞뒤로 뒤적여가며 맛깔나게 띄워낸 누룩으로 발효시킨

구수한 우리 농주 막걸리도 한동이 싣고 왔소.

 

오고 가는 귀성길 고생들 많이 하고.

차례들 모시느라 애들이야 쓰셨지만

당연한 일에 도리를 다 하셨으니 생색들 고만 내고

우리 함께 서로 서로 칭찬하고 훈훈한 고향 인심 전해 주고

가족 친지 안부에다 이웃간 담을 흘고

설날맞이 덕담으로 귀밝이 술이나 한잔들 하십시다.

 

아무쪼록 우리님들  세세년년 도래하는 새해마다

어렵고 힘든 이웃들이 여유있게 활짝 웃고 사랑으로 하나 돼는 

살기좋은 한해를 소망해 봅십시다.

자~자~머쓱해 하지말고 돌이네도 순이네도 가지가지

남아있는  명절음식 제가끔 챙겨 가지고 마을회관이나 노인정에

너도 나도 어서들 오시구려 모여 보자구요

 

김오르는 시루떡에 막걸리가 푸짐하니

이마을도 저마을도 우리 동도 이웃 동도

윷놀이 널뛰기 재기차기도 곁들여서

어른 아이 모두 모여 신명나게 명절 증후군

화끈하게 뒤풀이로 풀어내고 가가호호

새해는 새롭게 씩씩하게 건강하게

저마다 건강한 행복을 만들어 가자구요.. *^^*

 

"달라지는 명절끝 까칠한 뒷담화가 아쉽고 안타까운 나의 속내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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