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김귀수
뜨거운 입김으로 언 가슴 녹아내리고
젖은 눈빛으로 마음의 빗장이 열린들
녹은 땅 위라고 함부로 씨를 뿌리고
빗장이 열린다고 아무때고 손님을 맞으리...
새벽이슬 받아 입가심하고
하늘 맞 닿은 심산 계곡
새벽 운무로 육신을 씻어
발바닥에 굳은살로 박힌
오랜 여정의 독기를 씻어 내리로다.
뼈 마디 마다 바람의 소리가 나고
뱉어내지 못한 말의 앙금으로
마음이 균열되어 조각 조각
파편이되어 팔방으로 튀였으라
긴 장마속의 한점 햇살 같고
오랜 가뭄속의 한줄기 빗발같은
인고의 세월을 다독여 줄 단비는
이리도 더디드란 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