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김귀수
긴 세월 뒤척여 온 삶에의 침전물을
이제는 미련없이 마음 밖으로
쏟아버리려 빈 항아리 하나
앞에 놓고 시름에 갈등하네.
가리지않고 걸름 없이 줏어 담아 온
숱한 감정에 체한 것 들을...
보는 것에 체한 것 들을...
듣는 것에 체한 것 들을...
이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마음의 물꼬를 터고 주저없이 모두
토해 버리고 수면의 고요함으로
그만 평안하고 싶으나
고개 들이 민 빈 항아리 속의
공허가 늪인양 주저케 하니
실없이 못난것이 나 이련가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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