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김귀수
나는 해마다
신년의 일출을 보며
12개의 복주머니를 만들었다.
소망을 담고 희망을 담고
계획을 담고 설계를담고
각오를 담고 다짐을 담고
보람과 만족으로 채워갈
기대와 설레임으로 채워갈
원하는 것과 바라는 것들로 가득한
12개의 복주머니를 만들어섰다
아~ 하마 한 해의 끝에 나는 서 있고
삼백하고도 예순날 열두 달은 꿈처럼 흘러갔을뿐
한 개의 주머니도 부지른한 땀으로 채워놓지를 못하였으니
참으로 민망하고 슬프지 아니한가...
가슴 아래에서 서늘한 한기가 치밀어 온다.
이런 아쉬움이 한두 해였을까...
매년 실속없이 버거운 꿈의 올가미로 발목을 걸었다.
일년이 아닌 하루하루에 성실한 인생이었다면
소박한 꿈을 꾸며 진즉에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만족할 것을...
귀밑머리 하얘지는 세월에서야 조금은 비워가는 마음이되고
이제쯤 허황된 신년의 설계에서 철들어간다
계사년 신년의 해야
꿈을 담고 희망을 담고 높이 높이 솟아라
베풀고 나누는 함께하는 복으로 집집마다 가정마다
행복이 아름으로 온누리 가득하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