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젊은 날의 기억만으로도 행복하리니

가을비 우산 2013. 1. 9. 15:43

 

 
♡ 젊은 날의 기억만으로도 행복하리니 / 김귀수♡ 


오늘도 마른풀 소복한 비탈진 강언덕위에 
자수가 곱게 수놓인 하얀 손수건을 깔고 앉았다.
바람이 풀섶을 다듬어 추억이 함께 앉으면.
사랑하던 젊은 날이 꽃잎처럼 날리고
석양속에 그리움처럼 다가서는 그대 그림자.
청춘의 로맨스를 함께하던 우리들의 날에
억새숲 강언덕 비밀한 여기 이 자리
외투를 벗어주며 나의 등을 감사 안을 때
너의 겨드랑이에서는 언제나 살구향의 비누 냄새가 났다.
귀밑머리 하얘진 중년의 인생을 지나
해를 더한 세월의 고개턱을 넘을 때마다
미움도 원망도 이별한 아픔까지도
추억에 닿아 녹아내리는 함박눈만 같아라
인생이 상전벽해로 삶의 질이 구차할수록
너와 내가 사랑한 젊은 날이 아름다워라 
희어지는 머릿결에 주름살로 늙어갈수록
젊은 날의 귀소처럼 지난 삶의  아픔까지도 소중하여라
하시라도 위안처럼 강언덕에 찾아오면은 
언제나 그대 온 양 바람결에서 살구향의 비누 냄새가 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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