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의 삼 사(문수암 / 약사전 / 보현암)를 둘러보고 삼천포항에서 점심을 먹고는 사천의 와룡산 백천사를 찾았다.
와룡산 백천사는 다양한 부처님의 형상을 모셔놓은 나에게는 조금은 생소하고 복잡하게도 느껴지는 사찰이었다.
물론 입맛대로 소원을 빌 기도처가 많다는 장점이 되긴 하겠다.
말로만 들어온 우보살도 만났다. 어떤 경우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충분한
목탁소리를 내는 암소들이었다. 물좋은 백천사랄까? 감로수다 약수다 세속의 찌든 속내를 가셔낼 맑은
샘물이 많아서 참 좋더라. 백천사의 거대한 와불도 놀라웠지만 오방불 무량수 공덕불 법당의 12간지를 차고 앉아
회전하는 부처님이 인상적이며 경이로웠다고나 할까... 그러면서도 나만의 느낌이겠지만 왠지 백천사는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기에는 충분한 잘 꾸며진 사찰공원만같은 것이 산사 특유의 고요한 신비로움이나 엄숙함과 경건함은
살짝 비켜나는 조금은 산만한 넘 토속적 민간 신앙의기운이 들었다.
이런 나의 소감이, 주제도 모르는 어리석은 중생의 단순무식한 망상으로 어딜가나 복장도 언행도 불심에 근거한
기본 예의도 갖추지도 못하는 민망한 사찰 방문객들의 흥청대는 물결탓이었다면 좋겠다.
혹 작금의 시대가 종교도 신앙도 영업적 상업적 분위기로 조금쯤 타락하는 추세는 아닌지...
산사의 부처님이 사찰이 대중과 좀더 가까이로 오픈되는 정도야 어떠랴만은 대중 서민 중생의 기도 도량이요 믿음의
신앙지가 어째 점점 관광단지화 되가는 느낌이 아쉬울 뿐이다.
허긴 변하는 사찰의 풍경이나 관광하는 사람들의 번잡한 모습이 뭔 대수겠는가, 나의 불심과 부처님은 내 마음 안에 계신
것을... 어쨌거나 불기 2557년에 고성 문수암 등, 백천사 넓은 도량을 두루 돌아보며 내가족 내 자손의 건강과 복록을,
그리고 보너스로 온 누리 만중생들을 향한 자비심도 함께 기원하고 왔거든. 나무관세음보살....
흐미 놀라워라 내가 그렇게도 소갈머리가 없었나, 늘 쓰온 모자를 안 썼더니 완전 정수리가 마당인양 허옇다.
꼬라지하고는 영 시골스럽고도 민망하여라. 눈치 없는 넝감. 잘좀 커버해서 찍던지...
2013/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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