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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번 만들어봐? (요리·펌)

김장김치로 만든 그릇 요리

가을비 우산 2015. 2. 6. 14:00

1 |2015.01.23. 08:34 http://cafe.daum.net/hongbae/6zON/2920 

김장 김치로 한 그릇 요리

김장 후 한 달여가 지난 시점. 이맘때 김장 김치는 맛이 어설프다. 갓 버무렸을 때의 싱싱함은 사라지고,

완전히 익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 하지만 요리 연구가 황진숙씨는 덜 익은 김장 김치로도 충분히 맛있는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고 한다.

익지 않은 김치에 해산물을 더한 찜 요리. 배추의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해산물 김치찜

재료

익지 않은 김치 1/2포기, 낙지·굴·새우·게 등 해산물 원하는 양만큼, 양지 삶은 물 2컵, 매실청·

참기름 1큰술씩, 밤·대추·은행·대파 약간씩

만들기

김치에 매실청, 참기름를 넣고 조물조물 버무린다. 낙지, 굴, 새우, 게 등 해산물은 김치 안에 켜켜이 넣는다.

양지 육수는 김치가 잠길 정도로 자박하게 부은 뒤 끓인다. 한 번 끓고 나면 약한 불에서 20~30분간

뭉근하게 끓여 푹 익힌다. 이때 밤, 대추, 은행, 대파 등을 함께 올리면 좋다. 해산물에서 시원한 국물이

우러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육수 대신 정수한 물을 사용해도 좋다.

김치찜에 곁들인 고기 꼬치

재료

구이용 등심 적당량, 녹말가루·올리브 오일 약간씩 고기 양념 만들기(간장, 맛술, 설탕을 2:1:1 비율로 담고

다진 마늘과 후춧가루를 약간씩 넣어 잘 섞는다.)

만들기

등심을 한입 크기로 썬 다음 녹말가루를 앞뒤로 묻힌다. 기름을 두른 팬에 바삭하게 익힌다. 익힌 고기 위에

양념을 재빨리 얹어 섞은 뒤 바로 낸다.

1

지인들과 함께 강원도 횡성으로 김장 여행을 떠난 황진숙씨. 정직하게 키운 고랭지 배추와 재료들 덕분에

더욱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었다.

2

갓 지은 쌀밥에 찐 김치 한 장. 잃었던 입맛을 되살려줄 최고의 밥도둑이다.

김장 김치의 새로운 매력

요리 연구가 황진숙씨는 지난달 친구들과 함께 강원도 횡성으로 김장 여행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재배하는 고랭지 배추로 김장을 하기 위해서였다. 고된 김장을 마친 뒤에는 갓 버무린 김치에

뜨끈하게 쪄낸 두부와 푹 삶은 수육을 곁들여 먹었는데 별미 중의 별미였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지금, 황진숙씨는 김장 김치의 또 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요리를 제안했다.

덜 숙성된 김장 김치를 활용한 요리다. "김치 요리는 대부분 묵은 김치로 만들죠. 익지 않은 것은 날것

그대로 먹고요. 하지만 전 덜 익은 김장 김치로 요리를 만들 때 훨씬 더 맛이 좋은 것 같아요. 배추의

시원한 맛이 살아 있고, 맛이 자극적이지 않거든요."

그중 그녀의 야심작은 익지 않은 김치와 각종 해산물을 함께 넣어 푹 쪄낸 '해산물 김치찜'이다.

"집안 어른들이 이북 출신이라 김장을 할 땐 꼭 개성식 보쌈김치를 했어요. 김치에 굴, 낙지, 새우 등

 해산물을 넣고 만드는 김치인데, 양지를 푹 끓인 뽀얀 국물을 함께 곁들여 먹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먹고 남은 보쌈김치의 해산물과 고기를 활용할 방법을 생각하다 한데 넣고 찜을 해봤죠."

익지 않은 김치는 쉽게 무르지 않아 푹 쪄내도 식감이 살아 있었고, 배추의 시원한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뜨거운 쌀밥 위에 매콤하고 시원한 찐 김치와 해산물, 여기에 짭조름하게 양념해

구워낸 고기를 얹으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다.

아삭아삭 새콤달콤, 김치로 만든 별미 별식

사실 이맘때 김장 김치는 가장 어설픈 맛이 난다. 두고두고 먹을 분량은 김치 냉장고에 보관해두었고

상온에 둔 김치는 새콤하게 익어간다. 문제는 바로 식탁에 낼 요량으로 냉장고에 보관해둔 김치다.

하루 이틀만 지나면 갓 버무렸을 때의 신선함은 사라지고, 익은 것도 아니고 익지 않은 것도 아닌

어설픈 단계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맛이 덜해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

냉장고를 가득 차지하고 있는 김치를 바라보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걱정만 깊어질 뿐. 황진숙씨는

덜 익은 김치의 아삭하고 시원한 맛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매년 김장을 한 뒤에는 익지 않은 김치와 과일을 버무려서 만든 김치 과일 샐러드를 즐겨 먹어요.

처음 접하는 친구들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다며 반신반의하는데, 일단 먹어보면 그만큼 중독성

있는 것도 없지요. 김치 국물이 드레싱이 되는데, 새콤한 맛이 간간하게 퍼져서 참 좋아요."

특히 이번엔 과일뿐 아니라 미리 담가둔 연근 초절임도 넣기로 했다. 연근의 서걱서걱한 씹는 맛이

식감을 살려주고, 단촛물이 새콤달콤한 맛을 더 진하게 내주기 때문이다.

"김치의 아삭한 맛을 살리기 위해 사과, 배, 감 등 씹는 맛이 좋은 과일을 위주로 담았어요. 취향에

따라 밤을 편으로 썰어 넣으면 담백한 맛이 더해져 좋고요." 완성한 김치 과일 샐러드는 매콤한 맛은

거의 사라지고, 연근 초절임과 과일에서 얻은 새콤달콤한 맛만 남는다.

입맛이 없을 때 한 젓가락만 먹어도 식욕을 돋우는 특별한 애피타이저가 될 수 있다. 군고구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겨울 안방 간식, 동치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황진숙씨는 동치미에 탄산음료나

매실청 등을 넣어 달콤한 맛을 더하고 살얼음 상태로 얼린 뒤 석류를 뿌려 완성하는 한국식

디저트를 제안했다. 이름하여 석류 동치미 셔벗.

뜨거운 군고구마를 한 입 먹은 뒤 시원하고 달콤한 석류 동치미 셔벗 한 모금 마시면 포만감과

청량감이 뛰어난 최고의 겨울 간식이 될 것이다. 처치 곤란했던 김장 김치에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더하면 화려하고 맛있는 겨울 별미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1

석류 동치미 셔벗2김치 과일 샐러드

석류 동치미 셔벗

재료

동치미·석류 적당량씩, 탄산음료 혹은 매실청 약간

만들기

동치미에 탄산음료나 매실청 등을 섞어 단맛을 낸다. 무, 사과, 배 등의 내용물은 따로 꺼낸 뒤

동치미 국물만 냉동실에 넣어 살얼음을 얼린다. 먹기 직전, 동치미 무 위에 살얼음 상태의 동치미

국물을 붓고 석류와 사과를 듬뿍 올려 낸다.

김치 과일 샐러드

재료

익지 않은 김치 1/2포기, 사과·배·감 등 각종 과일·연근 초절임 적당량씩 연근 초절임

만들기

(식초, 설탕, 소금, 물을 3:2:1:5 비율로 섞은 단촛물을 냄비에 끓인 뒤 식힌다. 연근은 살짝 데친다.

데친 연근에 식힌 단촛물을 부은 뒤 1~2일간 상온에 숙성시킨다.) 만들기 김치의 겉잎을 넉넉히

 떼어내고 나머지 김치는 한입 크기로 썬다. 볼에 썬 김치와 초절임한 연근, 각종 과일을 담는다.

여기에 연근 초절임에 있는 단촛물 1/2컵을 붓고 가볍게 버무린다. 따로 떼어낸 김치 겉잎은 그릇에

걸쳐 놓고 보쌈김치 형태로 싸내면 보기에도 좋은 샐러드가 완성된다.

황진숙씨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국 뉴욕에서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미국의 요리 학교 CIA에

입학해 요리 공부를 하고, 국내에서 조리 외식 경영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 후 꾸준히 요리

연구를 하며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고 메뉴 컨설팅을 하는 등 요리와 관련된 일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3Deedencook@naver.com" target=_blank>eedencook@naver.com).

기획_조한별 | 사진_신국범(brick studio)

여성중앙 2015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