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부부싸움 칼로 물 베기

가을비 우산 2016. 7. 13. 12:09

 

죽음이 삶을 마무리 지을때까지 한세상을 부부로 함께 늙어가면서 과연 싸움 한 번 없이 살아갈 수가 있을까?

아무리 죽고 못사는 잉꼬부부라 할지라도 글쎄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하기엔 대략난감..."

남이 보기엔 더없이 다정하고 서로 챙김을 주고받는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부부사이라 할지라도 이부자리

들추고보면 남은 속내 모를 그들 부부만의 크고 작은 갈등의 조짐들이 분명 숨겨저 있을 게다.

다만 겉으로 들어내지 않을 뿐이지, 사실 부부간의 다툼을 따지고보면 개가 들어도 웃을 별 시덥잖은 것이

대부분인데도 순간적인 욱하는 성미를 참지못한 말의 폭언으로 팽팽한  감정 대립으로 이어지는 자존심 싸움이

되기 일수, 그렇게 서로 기 세우려다 건너지 못하는 강을 건너게되는 우를 범하기도 하는 걸 게다.  무조건 참고

순종하며 살아왔던 옛날 삶과는 달리 가끔은 까칠하게 살아가는 21세기의 우리들 가정 문화에서는 부부싸움 칼로

물 베기란 말도 옛날 속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면 나만의 기우일까? 각설하고 우리 부부도 남들 눈에는 아주 이상

적인 달달한 한 쌍인 데도 남들 모르게 유치한 내용으로 티격태격 날을 세우고 다투기도 한다는 말씀이다.

늙어가면서 상대의 마음을 지배하려는 사랑 싸움이라기엔 진짜 노잼이다.

 

 

 

우리집은 두 사람이 근본적으로 성향 자체가 넘 다르거든, 울 옆지기는 평소 남보기엔 때묻지 않은 시골학교

교장선생 같은 온순한 스타일이지만 만약에 화가 나면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그 화를 그대로 밖으로 표출 바로

털어내는 급한 성격.그대신 뒤끝이 없는 편이다. 반대로 나는 감정을 잘 들어내지 않으면서 속으로 화가 뭉근하게

치밀어 오르며 완전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하며 화를 갈아앉히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그래서  다들

나를 겉보기로 둥글둥글 모두를 품고가는 쿨한 성격으로 알지만 알고보면 속을 모르게 뒤끝이 있는 그닥 좋은

성격은 아니다.  한마디로 전형적으로 화병오기 딱 좋은 성격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이래저래 맞춰가며 두리뭉실 여태 잘 살아가고있지만 지난 것은 덮어두고라도 가장 최근에 우리는 또

남들 모르게 댄통 다투었다. 남자동기 사람  친구라 여기는 나의 사고와 이성간에 무슨 친구가 성립이 되느냐는

울 옆지기의 고지식한 사고와의 충돌 때문이었다.

 

 

 발단은  여자친구들 모임에 초등학교 남자 동기생들을 초대 함께 어울린게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어울린 동기생들도 옆지기도 다 아는 인물들이다. 내 모든 모임과 만나는 친구들 이름들까지 줄줄이

꿰고있는 양반이라 평소 모임 갈때는 언제든 보고하고 누구랑 만나는지도 일일이 읊어줘야한다.

옆지기 성격을 아니까 행여 엉뚱한 트집 잡히기 싫어서 아예 나와 자주 어울리는 주변 인물들은 모두 신상을

밝혀두었거든. 일대 일이 아니라 떼장으로 어울린 자리라 십분 양보를 하더라도 그래도 여친들  이름만 대고

동기생들의 합석을  미리 이야기 안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며칠을 달달  에혀 숨 막혀...

굳이 감출 이유도 그렇다고 시시콜콜 이름을 다 밝힐 이유도 없기에 무심히 지나갔는데 웬걸 내 핸드폰에서

모임날 전후 동기 친구들과 문자 오고간걸 몰래 확인한 쫌생이 옆지기가 화를 자초한 셈이다. 모르면 약인 것을

왜 남의 핸드폰을 뒤져보냐구요, 나는 절대 당신 핸드폰 몰래 열어본 역사가 없걸랑요. 늙어 갈수록 참견과 간섭이

심해지는거 같다. 이렇게 지나친 간섭을 사랑이라는 포장으로 막무가내로 들이대니 나밖에 모르는 옆지기의 그

사랑이 때로는 무조건 이해만 하기에는 숨이 막히게 느껴질때도 있다.

 

 

이나이까지 살아보고도 겪어보고도 나에 대한 믿음이 아직 부족한건가? 남자들은 늙어가면 다들 이렇게

유치하고 쪼잔해지나? 아니면 다들 이러고들 사나? 술도 못하고 담배도 못하는 모범생인 옆지기완달리 전국구란

별명이 붙을만큼 남녀노소 가릴것없이 사람 좋아하고 어울리기 좋아하는 털털한 내 성격은 자연 주변엔 사람들이

많고 또 술까지 한잔씩 하니 노래방까지 이어지는 밤문화를 좀 즐기는 편이다. 이 모든걸 친구들 아닌 무조건 자기

하고만 놀아달래, 이것이 우리 부부가 가끔 언성을 높이게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렇다고 나를 너무 내놓은 진상 여자 취급이면 곤란하다.주부로 돌아가면 가장 전형적인 현모양처형이거든, 

그렇게 열심히 가정을 챙기는만큼 노는 자리에서도 구김없이 내숭없이 인생을 즐길줄아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인

셈이지, 무릇 인간만사 음양이 어우러저야 제맛이라 지금 내 나이가 몇인디 남녀 떼장으로 술자리 합석 쯤 것도 옆지기

지도 다 아는 사람들인데 요정도는 애교 아닌가?

 

 

그래서 며칠 실랑이한 결론은 자꾸만 서로를 설득하려다보니 언쟁이 끝이 없어 서로의 입장을 십분 양보 구속이나

간섭이라 생각하지말고 사랑이 소복한 관심으로 감정을 순화 앞으로는 서로의 의사를 존중  믿고 이해하기로

유치한 언쟁 극적 합의  싸움은 이렇게 싱겁게 또 막을 내렸는데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옆지기의 조건 왈, 앞으로는

남자 동기생들과 어울리더라도꼭 필히 미리 보고해 달랜다. 참 나 그러지 뭐... 그렇게 눈 속일 짓이었으면 폰에

근거가 남지않도록 통화 문자 매번 삭제 했게,

걱정 하지들들 말아요. 당신 마누라 하늘 두고 한점 부끄럼 만들일 없응께, 그냥 이도저도 모두  늙어가는 세월에

위로가 되는 그냥 술친구야 술친구, 이렇게 시덥잖은 의심을 간신히 틀어내고 홀가분해진 옆지기는 뒤끝 있는 내 마음을

풀어준다고 어느 하루 풀코스로 드라이브. 외식, 멋진 술자리와 노래방까지 나를 위해 화해의 시간을 몸 받쳐 

헌신을 하니 며칠 상했던 내 감정이 눈녹듯 싸르르,.. 나 이런 분위기에 늘 약하다니까, 골냈다가도 웃으면서 우리

부부는 또 이렇게 쓴 쇠주 한 잔 권하면서 화해의 미소를 보내지만 머리가 허옇게 새는 이나이까지 살고도 아직도 서로

다름을 인정 못하고 자기 주장만 설득하려드니  아직 남아있는 세월 함께 늙어가면서 우리는 이런 승자도 폐자도 없는

유치한  부부싸움의 칼로 물 베기가 몇 번이나 남아있을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