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생일] 늙는 것이 서럽기만 하겠는가...

가을비 우산 2017. 2. 11. 07:00

[생일] 늙는 것이 서럽기만 하겠는가...

정월 열이틋날이 내 생일이다.
아마도 울 엄마는 생전에 정월달에 딸을 생산하셨으니
결코 어른들께는 고운 눈치는 못받으셨을 법도 하겠다.
남아 선호 사상이 강하던 그시절이 아닌가,
그럼에도 성품이 강했던 나는 자랄때 남자 형제들 틈에서도
조금도 기가 죽지 않고 자랐다. 한마디로 정월 출생 드센
여식아일 수 있겠다. 호주 제도가 폐지된 지금 세월에
비추어보면 참 어이없는 인식이다.
어쨌거나 젊어 시집살인 좀 호되게 겪었지만 잘 견디고
버텨온 탓에 지금 돌아보니 그 덕에 지금의 나는 더욱
삶의 깊이를 지닌 강인한 노년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특별할 거야 없지만 보통 사람들이 평범하게 누릴수 있는
소박한 행복을 아낌없이 모두 누리고 산다고나 할까,
누구를 부러워할 필요없이 한마디로 지금 내가 가진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하겠다.
모든 불행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비록 내세울 스펙 하나
변변찮은 부귀도, 명예도, 권력도, 어느 것 하나 튀나게
갖춘건 없지만 사랑도, 인생도, 자식도, 내가 누리는 가정
안에서 만족을 찾으니 나의 모든 것들이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
"행복은 결코 많고 큰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 할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이런 신념으로 살아간다.
하여 생일날 자식들의 생신 축하를 받으며 나이가 쌓이고
케익 위의 촛불 갯수가 해마다 늘어나도 나는 늙어감이
무조건 서러운 것이 아니라 이런 행복을 만들어주며 세상
열심히 살아가는 내 자식들이 고맙고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해마다 맞이하는 생일날이지만 해가 쌓일수록 기쁨이
갈수록 더 커진다. 세월이 흐르면 누구라도 늙는 건 당연한
이치, 세상을 두고 영원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늙고 병들면
언젠가는 이 세상 모든 인연과도 하직이니 그저 혼자 일인 양
무조건 서러울 일이겠는가, 사는 날까지 내게 맡겨진 인생을
밝은 마음으로 건강하게 즐기며 기뻐하며 살 일이다.
올해 내 생일날도 손녀딸들과 포옹하며 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했다. 자식놈들 앞다투어 돈봉투 헌납이이였거든, 선물
따윈 필요 없어,나는 항상 현금이 좋다고 하지. 맨날 생일날만
같아라, 아이 좋아라, 귀빠진날 자식과 옆지기에게 나 계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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