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도련님' 남편은 '처남'.. 언어 속 성차별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을 청원합니다"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을 청원합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시댁 호칭에만 대부분 '님'자" 청원글 게시자는 "여성 결혼 후 시댁에서 호칭은 대부분 '님'자가 들어간다. 심지어
남편의 결혼하지 않은 여동생과 남동생은 '아가씨'와 '도련님'이라고 부른다"며 "그러나 남성이 결혼 후 처가의 호칭은
'님'자가 없고 장모, 장인, 처제, 처형"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을 청원합니다”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을 청원합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해당 글은 2만명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으면서 호칭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댁 호칭에만 대부분 ‘님’자”
청원글 게시자는 “여성 결혼 후 시댁에서 호칭은 대부분 ‘님’자가 들어간다. 심지어 남편의 결혼하지 않은 여동생과
남동생은 '아가씨'와 '도련님'이라고 부른다”며 “그러나 남성이 결혼 후 처가의 호칭은 '님'자가 없고 장모, 장인, 처제,
처형”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012년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표준언어예절’에 따르면 아내는 남편의 누나, 여동생에게 ‘형님’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는 대 비해 남편은 아내의 언니, 여동생에게 ‘처형’ ‘처제’라고 칭하면 된다. 아내는 남편 남동생에게 ‘도련님’ 또는
‘서방님’이라고 해야 하지만 남편은 아내 남동생에게 ‘처남’이라고 말하면 된다. 도련님, 아가씨는 종이 상전을 높여
부르던 호칭으로, 여자는 시댁의 종과 같다는 암묵적 인식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많은 네티즌들이 호칭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구조적, 언어적 차별이며 인지적으로 남녀차별로
이어지는 만큼 언어 속 성평등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했고 “집조차 ‘시댁’ ‘처가’라고 한다”며 남편 집과 아내 집의 호칭
에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시댁의 ‘댁’은 남의 집이나 가정을 높여 부르는 말인 반면 처가의 ‘가’는
같은 호적에 들어 있는 친족 집단을 이르는 말로, 남편의 가족만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교육원 실태조사 중.. “시대 맞게 호칭 바꿔야”
국립국어원은 현재 언어예절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문제점을 분석, 내년부터 부분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15일 “언어예절 실태조사 결과가 올 연말에 나오는데 실제 언어 사용자들의 불만이나 불편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개선할 부분은 고치고 잘 몰라서 안 쓰는 표현은 홍보작업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과거 가부장제에서는 이 같은 호칭이 사용되는 시대적 배경이 존재했으나 이제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호칭 역시 새로운 용어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과거 가부장제에서는 여성이 자신보다 조건이 좋은 남성과 결혼하는 앙혼(仰婚·상향혼)이 일반적이었다.
여성은 출가해 외부에서 온 이방인 개념이었기 때문에 남성 혈족·집안에 대해 과도한 존칭을 사용해왔으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며 “남성, 여성 간의 학력이나 경제적 차이가 많이 완화됐고 더 이상 여성이 이방인으로서 혈족을
잇는 위치로만 있지 않다. 현재 쓰이고 있는 호칭은 관습의 잔재로, 한국 사회가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가가 적극 나서 이런 용어를 개선,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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