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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깊은 글쓰기: 주제선정과 요점찾기

가을비 우산 2017. 8. 19. 22:50

쉽고 깊은 글쓰기: 주제선정과 요점찾기

 

 

글쓰기 교재에서 보면 글을 쓰는 전형적인 과정은 이렇다.

주제선정--자료수집--구상--개요작성--집필--퇴고의 순서다. 주제선정은 넓고 막연한

주제(가주제)에서 시작해서 점차 구체적으로 한정된 주제(진주제)를 선정한다고 되어있다.

그런 후에, 자료수집--구상 과정을 거쳐 쓸거리들을 만들어내고 주제문을 작성한다. 주제

문은 주제에 대한 중심 생각을 나타낸 문장, 즉 핵심내용 문장으로서 글의 요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보자면 주제선정을 하고 자료수집을 한 후에 요점찾기를 하는 걸로 되

어있는데, 여기엔 약간 문제가 있다.

 

글을 쓸 적에는 우선 ‘무엇에 대해서 쓸까(글의 대상)’와 ‘무엇을 쓸까(글의 요점)’를 생각해야

하는데, 어쩌면 초보자들은 주제선정 시에는 요점은 말고 대상을 선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봄 비’나 ‘북한의 공포정치’처럼 글에서 다룰 대상만을 선정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봄 비가 오니 산촌 빈대떡집에 가고 싶다’거나 ‘북한에서는 체제전복의 위

험이 있다’처럼 글의 요점을 선정해도 되는 건지 자신이 없을 게다.

 

주제선정과 동시에 요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대상과 요점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므로 함께

다루어야 한다. 요점도 쓸거리도 없으면서 무턱대고 글의 대상을 선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편 글의 대상을 잘 고르면 쓸거리가 수월하게 떠오르는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쓸거리와 연

관해서 글의 대상을 잘 고르면, 그것이 다시 쓸거리를 생성하고 요점을 개선하며, 개선된 요점

은 다시 글의 대상을 참신하게 고칠 수 있다. 양자는 서로 자극하고 협력한다. 게다가 주제선정

단계에서 요점까지 찾아 놓는다면, 자료수집과 구상 등 그 이후 단계가 훨씬 효율적이고 빠르

게 진행된다. 요점이 정해졌으면 수집하고 정리할 자료의 양이 대폭 줄어들고, 또 글의 구성도

요점을 중심으로 전개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요점찾기는 가능한대로 빨리 하는 것이 좋다. 심지어 주제선정 단계의 목적은 요점찾

기라고 볼 수도 있다. 범위가 넓은 주제에서는 요점을 찾아내기 어렵고, 또 흥미가 없는 주제에

서는 산뜻한 요점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제가 참신할수록 요점은 잘 떠오를

것이다. 한편, 주제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이 많을수록 요점은 잘 떠오른다. 주제선정 단계에서

요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런 방법을 쓸 수 있다. 주제를 바꾸거나 구체화하거나 이질적

요소와 결합하거나 하면서 머릿속에서 쓸거리들이 떠오르는지 살핀다. 떠오른 쓸거리 중에서

요점으로 쓸 만한 것이 있다면 그걸 잠정요점으로 삼아서 다음 단계인 자료수집 단계로 넘어가

면 된다. 주제를 변화시켜 봐도 쓸거리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주제에 관한 책을 읽어볼 수밖

에 없다. 관련 지식을 넓혀서 적절한 주제와 요점을 찾아낼 수 있다. 노력만 한다면 주제와 요

점은 항상 찾아낼 수 있다.

 

주제선정과 요점찾기는 동시에 진행해야 하고 특히 요점은 글의 핵심이므로 잠정 요점이라도

빨리 마련하는 게 좋다고 했다. 설명글이나 논문에서는 확실히 그렇다. 하지만 이야기글이나

작문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예로 소설에서는 요점보다는 사건의 진행이 더 중요하다.

요점은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핵심 내용인데, 현대소설에서는 요점을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거나 요점이 처음부터 없어서, 독자가 알아서 느끼도록 한다. 이하 초보자들을 위해서 주제

선정과 관련된 주의사항을 추가했다.

 

 

초보자들은 위 글쓰기 과정을 일련의 과정으로 생각한다. 주제선정이 끝나면 자료수집을 하고

그 다음에 구상을 하고 개요작성하고 집필하고 퇴고를 하면 모두 끝나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이 과정은 일회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라 회귀적인 과정이다. 개요작성을

하다가 더 좋은 요점이 생각나서 자료수집으로 돌아가는 수도 있고 자료수집을 하다가 처음부

터 새로 시작하는 수도 있다. 주제선정과 (예비)자료수집 과정은 초기에 몇 차례 반복되기도

한다. 적절한 요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주제’라는 용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글에서 다루는 중심 문제라는(글의 대상) 뜻과 글에서

나타내려는 중심 생각이라는(글의 요점) 뜻이다. 어떤 교재에서는 주제를 글의 요점이라는 뜻으로

만 쓰기도 한다. 여기서는 이제까지 ‘주제’를 글의 대상이라는 뜻으로 썼다. 위 글쓰기 과정에서 ‘

주제’는 글의 대상이라는 의미가 강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주제선정’과 ‘요점찾기’

는 구분해서 썼다. 그러나 편의상 주제선정의 범위를 넓혀서 요점찾기를 포함한다고 봐도 좋겠다.

주제는 사물이나 문제나 생각 등 여러 수준을 포함한다고 봐도 좋겠다.

 

주제선정에서 주제는 다음을 포함한다고 보는 게 편리하다. 참고로 주제는 구체적일수록 글을

쓰기가 좋다.

- 글에서 다룰 대상    : (애인)

- 좀더 구체화된 대상 : (생뚱맞은 예쁜이 영애씨) 구체화되었으니 더 좋다.

- 다루어야 할 문제    : (연애할 때 선물은 얼마만큼 해야 하나) 대상과 생각으로 한정.

- 주장이나 요점         : (혼수비용은 많고 벌이는 적다) 글의 핵심, 가장 구체적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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