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탓을 하면서 불만 많은 봄철을 보냈지만 그래도 뒤돌아보면 비록 장거리 여행은 아니어도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동선이었지만 봄철 꽃구경은 웬만큼 한 것 같다. 축제 속 볼거리는 아니어도
사월의 벚꽃부터 울산대공원의 장미화원까지 다 둘러봤으니까,.... 물론 순전히 세심하게 배려해준 울
옆지기 공이 컸다. 우리 부부의 인물 사진 찍기가 조금은 닭살스럽고 유별나 보이기도 하다마는 옆지기
표현대로라면 남에게 민폐 안 끼치고 내 마누라 사진 찍어주는 이 행복한 취미를 누가 뭐라겠냐는 거다.
허기사 제 잘난 맛에 사는 인생인 것을,.... 누가 뭐라 건 상관 않고 울 둘만의 추억거리를 또 이렇게 한 장
한 장 추억의 페이지로 오월의 앨범을 정리하며 여름을 맞이한다. 오늘보다 더 늙어버린 팔순 구순이 되어
이 사진들을 훑어보며 옆지기랑 나는 이날을 기억하며 분명 무척 행복해할 것이거든,..... 이제는 한낮이면
물속에 뛰어들고 싶을 만큼 더워진 날씨가 되었다. 집 앞 몽돌해변에도 주말이면 몰려드는 인파로 북새통
을 이룬다. 또 바다 위로 어둠이 내리면 폭죽 터트리는 소리에 창문을 열어놓기가 고역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것은 해변가에 사는 행복한 투정이기도 하다. 늙어가는 만큼 아쉬움을 담고 올 여름도 우리 부부의
추억도 달달하게 조금씩 더 애틋하게 쌓이고 익어간다.
ㅋㅋ~~ 아무리 총명한 척 큰소릴 처도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는 법, 치매는 아니겠지만
기억력이, 준비성이, 자주 깜박깜박한다. 첫날 장미원을 방문 실컷 사진을 찍고 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메모리칩이 빠져 이미지가 하나도 저장되어 있지를 않았다. 이런 대 참사에 그저 허탈감만.....
그래서 다시 한번 정신 차려서 대공원 장미원을 다녀와야 했다. 다행히 첫날 방문 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만 건질 수 있어 함께 엮어 그렇게 해프닝 뒤에 탄생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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