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가 끝난 논배미마다
가을의 결실을 향해 걸음마를 떼는 초록 물결이
농부들의 땀방울을 자양분 삼아 하루가 다르게 토실토실 희망으로 출렁이는데
여름이 시작된 유월의 따끈따끈한 햇살을 피해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늘어만 간다. 바닷가에 거주하는 처지이면서도 막상 피서철 성수기에 온통 해변이
사람들로 붐빌 때는 되려 외지인보다 더 못하게 집안에만 있게 되는 상황이 된다. 그 참.....
그런 의미에 떠밀려서일까 번잡함을 피해 봄빛이 한창일 때 옆지기하고 마치 먼 여행길에라도
다녀오는듯한 마음을 하고 가까운 경주 양남의 주상절리를 다녀왔다. 장소와 거리야 무슨
상관있나? 어디에서건 사랑하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으로 행복하면 그만이지... 카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우선 바다를 배경하고
폼 잡고 사진부터 찍고...
분위기 있는 카페에
입성 카푸치노 한잔, 라떼 한잔, 옆지기랑 번갈아 나누어 마시며
두 가지의 맛과 향을 함께 느낀다. 이웃 마을 주민 입장이 아닌 관광객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창밖 바다 풍경은 해외 못잖게 운치 있고 아름다웠다. 주황색 기와지붕과
어우러진 해묵은 소나무는 해풍을 견디며 그 푸르름이 더욱
짙어 오월의 봄바람에 먼지처럼 흩날리는
송홧가루...
주상절리 전망대 주변은
올 때마다 변하는 모습이다.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이렇게 저렇게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손질과 단장이 필요하겠지.
어딜 가나 노인 우대로 관람료는 무료일 테지만 주상절리 전망대는
아예 입장료가 없이 무료라서 좋았다.
전망대 안 통유리창 밖으로 사방 확 터인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우로 돌리면
저기 저 먼발치로 정자항 강동 신도시, 좌로 돌리면 읍천 벽화마을과 원자력 발전소,
아래로 내려다보면 제주도와 버금가는 주상절리 (마그마의 냉각과 응고에 따른 부피
수축에 의해 생기는, 다각형 기둥 모양의 금) 암석의
희귀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굳이 부연하면
이렇게 오월의 어느 하루를
나는 옆지기와 가깝고도 먼(?) 소확행의 바다 관광을 다녀온 셈이다.
붐비는 여름을 피한 순전히 나를 위한 일상의 배려라고 해두자. 그렇게
옆지기와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노년의 여정에서 온전히 행복의 크기란
나의 하루를 어떻게 꾸미고
가꾸느냐에 달렸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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