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부산 정도면
여행이라기보다는 옆 마을 나들이 수준이다.
그래도 코로나에 발이 묶여 울산 행정구역 안에서만 뱅글뱅글 돌다 보니
현재의 체력으로 원거리는 무리겠고 그나마 여행 기분이라도 내보는 느낌으로
것도 오랜만에 부산 기장으로 나들이 코스를 잡았다. 물론 연기자 고두심의 부산 기장 방문을
TV에서 본 옆지기의 추천이 있었서지만. ㅎㅎㅎ~ 고두심의 발자취를 고대로 답습하는 코스였지만
기행 후기로 나름 사월의 봄나들이로 별점 다섯 개는 충분히 줄 수 있었다.
당근 모든 공은 옆지기 몫이다. 가까운 거리니만큼 점심 시간대를 고려해서 집에서
느지막이 출발 기장 대변항의 고두심이 들렸다는 전복죽 명인집에 도착하니 점심 먹기
딱 알맞은 시간이었다. 날씨도 좋고 해선지
꽤 많은 손님들이 붐비고 있었다,
스타가 다녀간 유명세도 있겠거니 하고
서빙하는 이모에게 물었더니 크게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많은 손님들이 고두심의 방문에 대해서 묻기는 한단다. 그렇겠지, 하모~~
죽보다 먼저 해녀 집이니 우선 모둠으로 해산물부터 시켰는데 어쨌거나 싱싱하니
맛나기는 하더라. 그다음으로 성개~전복죽을 시켰는데 양이 많아 남은걸 도시락에 챙겨야 했다.
옆지기 왈, 풀 코스로 모시겠다며 2차로는 대변항이 봄 멸치 철이니 멸치회 먹으면서 소주 한잔도
쏘겠다는데 뭐여~ 내가 황소 배도 아니구먼, 나는 그저 웃고 말았지요...
멸치회는 다음 기회로 예약받고 그냥 대변항을 한 바퀴 둘러보니 멸치가 지천이다.
허긴 봄멸치 받아 젓갈 담을 시기긴 하다. 몇 년 전 여기서 멸치 사다 젓갈 삭혀 가을 지나
김장도 했거든... 기장 미역이 유명하니 자식 놈들 줄 자연산 미역이나 좀 사고 조림용 건갈치에
잔멸치도 한 박스씩 샀다. 자식들 챙겨 줄 생각에 내 얼굴엔
절로 엄마 미소가, 음! 좋아 좋아~
대변항을 뒤로하고
다음 코스로 드라마 촬영이 있었다는
죽성 바닷가로 향했다. 어딜 가도 사람들로 붐빈다. 이제는 오미크론의
불안감에서도 조금은 무뎌진 듯, 물론 마스크 착용과 방역 수칙이 우선하겠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많이 두렵지요. 바닷빛은 푸르고 하늘도 청명한데 바람이 많이
거칠게 부니 모자가 날릴세라 그냥 손의 움직임이 바빴다. 그렇게 촬영지를 보고 나서
다음 코스로 보호수 지정 오성 소나무가 있는 곳으로 향했는데
우리가 택한 길은 사유지라 좁은 밭둑길 양쪽으로 밭작물이
경작되고 있어 마치 오래 떠나 있던 고향의
전원 풍경을 만난 듯 정겨웠다.
오랜 풍상에 시달려 버티기 무거운 듯
관절을 꺾고 뒤틀리게 가지를 버팀목을 하고 땅 위로 드리운 형상이
노쇠한 노인의 병든 육신의 수족을 보는 듯이 안쓰러움에 처절함이 절로 느껴진다.
고두심 배우가 다녀간
모든 코스를 다 따라잡지는 못하고
마지막으로 아홉산 숲으로 향했다. 사월에 걸맞게 가는 곳마다
벚꽃이 지천이다. 여기도 마찬가지 아홉산 숲 들목 길가로 벚꽃나무
가로수가 개나리와 색의 조화를 이루고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린다. 그렇게
기대되는 마음을 가지고 아홉산 숲을 찾아왔지만 입장료가 인당 5.000원, 좀 비싸다는
생각(?)이... 송죽, 대밭이라면 울산도 충분한 볼거리가 있는데, 소나무도 방어진 대왕암공원도
만만치가 않거든.... 어쨌거나 매표소 앞에서 다음 해 봄에 진달래나 보러 오자고 옆지기랑 나지막이
소곤대며 발길을 되돌려 나왔다. 숲길을 다 둘러보려면 한두 시간은 족히 걸린다 하니 사실 피곤도 했다.
그런데도 집으로 돌아오니 긴 봄날의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산마루에 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오래간만에 서너 시간 도보로 곳곳을 헤매었더니 완전 파김치, 집에 도착하니 안도감에 피곤이
한꺼번에 밀려오더라. 일순간에 피었다 한순간에 지는 꽃이 벚꽃이니 저러이 만개한 꽃들도
며칠 내 비바람 한 번이면 거짓말처럼 언제 피어냐는듯 휘리릭 하고 다 낙화지고 말겠지?
달리는 차창 밖, 오늘 저러이 바람에 휘날리는 벚꽃나무 가로수의 꽃비를 보니
저것이 곧 닥칠 벚꽃 엔딩이로구나. 너 다 지기 전에 때 맟춰 기장 예 와서
다시 한번 아름다운 풍경 실컷 눈에 익히고 마음에 담아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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