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체격은 큰 편이 아니지만
나름 강단이 있어 젊은 날 그 혹독하고 힘이 들었던
층층시하 대농가 시집살이 집안일 농사일도 너끈하게 견디고 버텨냈는데 이제
나이 들어 노년이 되고 보니 "억지로 편해도 편한 게 좋다"며 어른들이
농담처럼 주고받던 흘려들은 그 말들이 이제야 이해되고 실감이 난다.
자식 뒷바라지와 농사일 노동에서 벗어나 몸도 마음도 좀 편하고
여유를 가질 나이가 되니 웬걸 몸을 무식하게 사용했던 만큼 여차하면
육신이 여기저기 고장이 나고 쑤시고 아프기 일쑤이니 회한을
안고 젊은 날의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등신~~
이럴 줄 알았으면 시댁의 밉상을 좀 봤더라도 몸을 요령껏 아껴 쓸걸....
이제는 아예 정기적으로 친구 집 드나들듯 병원과 약국을 찾게 되었다. 내가
생기를 잃어가는 노년 삶을 살고 있음이 분명해진 셈이다. 오늘도 병원 다녀오는
길에 헛헛한 마음에 자연의 생기를 가득 채워보려 어느새 만개한 벚꽃나무 우거진
정자 고갯길을 찾았다. 벌써 개나리는 꽃들이 지면서 파릇파릇 새순이 돋았다.
고갯마루에 올라서 상큼한 사월의 봄바람에 샤워를 하고 벚꽃 향기로 향수를
뿌리니 새색시가 분단장한 듯 심신이 깃털처럼 가벼워 저 내 몸이
고목이 꽃을 피어 마치 하늘로 오르는 듯싶었다.
그렇게 정자 고갯길에서 벚꽃구경으로 힐링하고
강동동 집으로 돌아오는 집 근처 버스 정류소에 한 그루 벚꽃나무가
오가는 길손의 눈길을 유혹하니 절로 달리던 차를 갓길에 세우게 한다.
길 건너 맞은편엔 복숭아나무도 시샘하듯 비닐하우스 옆에서
수줍은 자태로 꽃망울 붉게 활짝 피웠다.
봄은 봄이다. 여기도 저기도
꽃들의 잔치~~
그래그래 바로 이 기분 이맛이지.
너무 움츠려 집콕만 말고 자주 콧바람 쐬러 집 밖으로
나와줘야 되는데 흐흐흐 근데 너무 피곤을 자주 느끼니 매사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는 말씀.... 늘 내 기분과 컨디션을 살펴주는
옆지기가 새삼 고맙다. 봄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도다리회와 도다리 쑥국,
국이야 집에서 끓여 먹었으니 횟집을 찾아 참 오래간만에
도다리회로 저녁 외식을 했다. 이제 몸도 마음도
좀 살 것 같다. 그래 늙어가는 세월의 재미
별거 있나. 소소한 일상의 모든 것들이
행복이지, 그저 건강이나 챙기자.
불금 외식도 다시 챙기고....
2022년 4월 6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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