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배가 고픈 게 아니라 말이 고픈 모양이다.
좀 괜찮은 위치다 하면 생겨나는게 커피집, 그런 커피집마다
단맛에 꼬이는 벌떼처럼 어김없이 사람들이 몰려와 장사진을
이루고 끝도없이 말들을 쏟아낸다.
그렇듯이 요즘 사람들은 입속에 말이 차서 흡연구역을 찾듯 커피집을
찾아 변비를 해결하듯이 말들을 쏟아낸다. 시끌벅적, 왁자지껄~~~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분위기 있는 찻집의 창가 의자에 앉아 약속을
기다리며 엽차 한 잔 시켜놓고 사색에 잠기던 낭만은 그야말로 흑백
필림의 영화처럼 아득한 추억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나 역시 잘도 적응하며 물들어 가고
있음이라 젊은이들에 뒤질세라 블로그에서 정보를 입수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은 괜찮은 카페가 있다기에
집에만 있기 무료해서 무심하게 외투 하나 척 걸치고 모자 눌러 쓰고
옆지기랑 그 카페를 찾아 나섰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가보니 진짜
집 근처였다. 대박~
겉보기엔 그다지 특징이 없어 보였는데 주차하고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앞쪽으로는 확 트인 정자 바다 뷰가, 뒤쪽으로는 비탈진 언덕으로
가을빛 물든 숲 속 뷰가 조화를 이루고 건물 옥상으로 오르면
앞 뒤로 바다와 숲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건물 난간으로 억새를
심어 운치를 더해주니 이 카페 인테리어 참 잘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이 젊은 손님들, 그 속에서 우리 두 늙은이는 아랑곳 않고
카페 건물 아래위를 누비벼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가만 생각해 보면 꼭 가을 소풍 나온 아이들 같았다고나 할까? ㅋㅋ
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오는 해변길, 평소에도 지나다닌 적이
더러 있었는데 오늘 유심히 보니 주변 풍경들이 예사롭지 않고
정말 아름다운 풍경들을 그동안 몰라봤구나 싶고 새삼 내가
살고 있는 강동동 정자~신명 바다가 풍경이 좋은 곳이였구나 라는
감명을 받았다. 이러다 나 좋은 카페 찾기 덕후 되는 거 아녀?
2022, 11월 어느 늦가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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