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여행 스케치

서울 나들이 / 1. 앨범

가을비 우산 2025. 11. 16. 16:32

서울 사는 친구와의 오랜 약속 이행을 위해 더 늦기 전에 서울로 상경하는
짐 보따리를 챙겼다. 지방 사는 늙은이에겐 쉽지 않은 서울 나들이인 셈이다.
그래도 두 마리 토기 사냥이다. 친구도 보고 서울 관광도 하고 ㅎㅎㅎ
그래서 무조건 기분 좋은 서울 길이다 마는  이제 옆지기도 장거리 운전은
부담스럽다.  해서 KTX 고속 열차를 예매했다.  열차에 나란히 앉아 창밖 풍경에
시선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마음을 참 느긋하게 해 준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두 손을 꼭 움켜잡았다. 옆지기도 나도 마주 보는 입가엔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미소가 절로 번지더라.
여유를 만끽하는 여행의 참 맛이 온몸으로 배어들었다. 이제 백발이 성성하니 이런
여유로움도 앞으로 얼마나 남아 있을지.... 

가난한 절 길상사란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나는 그냥 이 땅의 텅 빈 사람들에게 보내는 
법정 스님의 메시지를 마음으로 곱씹으며 길상사 절 마당 안으로 묵언수행 하듯  나직한 
발걸음을 한발 한발 내디뎠다. 전설처럼 배어있는 천재 시인과 정절 기생의 안타깝고 
아름다운 사랑의 여운이 내 옷자락에 안개비처럼 휘감긴다.

유명 맛집이라고 옆지기가 일찌감치 검색 해 둔  삼청동 수제비집,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길게 늘어선 대기 손님들을 보니 맥이 확 빠진다. 이상하게도 나는 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음식집은  싫다.
성격이 급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수제비는 포기하고 맞은 편에 있는 다른 메뉴의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집도 깔끔하니 한 끼 먹기에는 괜찮더만... 손님도 많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정치권의 그 시시비비를 넘기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 
개방 초창기에는 예약 잡기가 어려워 아주 여유 있게 기다린 후에야  드디어 청와대에
입성을 했다. 한양의 가을 하늘은 우리의 방문을 반기듯 맑고 푸르고 높고 청명했다
청와대를 둘러보는 내내 왠지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는 느낌이었다.

가을 아침의 이슬이 촉촉한 덕수궁을  둘러볼 때도 한양의 찬 공기에 양볼이 얼얼했지만
무너 저 내린 조선 왕조의 슬픈 역사가 흐린 하늘처럼  내 마음을 짓 누르는 느낌이었다.
지금 서울의 가을  하늘은 저리 높고 푸른데 말이다.

이른 아침, 덕수궁 돌담길을 분위기를 잡고 한 발작 한 발작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젊어도 보았고 늙어도 보았으니 만감이 교체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덕수궁
돌담길 데이트가 명치끝에 아리다. 우리 인생의 가을도 마냥 쓸쓸하지만은 않게  오색 단풍빛으로
아름답고 건강하게 물들어 가기를...

북촌 한옥 마을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듯 옆을 스치며 재잘재잘 대는 이들은  
그저 중국인과 일본인이다.
그래 관광 많이들 찾아와서 예의 바르게 돈  팍팍 쓰고 가라. ㅋㅋ~~

인사동을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 
하마 여길 다녀간 지도 모르긴 해도 7~8년은 흐른 것 같다.
그새 좀 변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물가는 비싸더라. 
한방찻집을 들렸는데 양도 적은데 가격이?
헐 놀래라. 울산 물가가 더 후하네.

저녁 시간에 서울 친구와 만나기로 했다. 그 시간 까지의 공백을 때우려 롯데타워를 찾았다. 
말로만 듣고 상상했던거보다 더 웅장해서 절로 탄성이 나오고 그 시설이, 
규모가 어마어마 했다. 타워로 올라가려는 대기 손님들로 승강기를 타는 것도 한참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짙은 어둠 속으로 서울의 야경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간, 드디어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는 참 고마운 친구다.
중학교 동기로 상급 학교를 찾아  졸업 후 헤어졌는데 수년 전 40년이 훨씬 지나서 
양 사방으로 수소문해서 나를 찾아준 친구다. 서울 살면서 울산에 사는 나를....
진짜 대단한 친구다.
덕분에 다른 친구들 소식도 듣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서울과 울산, 사는 곳이 멀어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문자나 전화로만 안부를 주고받다 용케 오늘 또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친구야 얼굴 보니 진짜 너무 좋다. 건강해서 오래 오래 한 번씩 보자.  
사랑한다. 나의 베스트 프렌드~~

2023년 10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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