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여행 스케치

무창포 바닷길

가을비 우산 2026. 6. 1. 19:09

4월 1일 목적지는 군산 선유도와 무창포, 모처럼의 장거리 여행이다.
참 많이도 망설이고 벼른 끝에 용기 낸 결정이었다.
평소 허리 협착증으로 복대를 하고 지내는 터라 먼 길 위해 집 나서는 
일이 항상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암튼 일은 저질러 젔다. ㅋㅋㅋ 옆지기만 태산같이 믿고 떠나는 거지 뭐....
울산에서 아침 8시에 출발했는데 선유도에 도착하니 12시, 와 4시간이나
걸렸다.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고 하차를 하니 사지가 뒤틀린다 기지개를 
켜니 아고고고 하는 곡소리가 절로 나왔다. 어쨌거나 무사히 선유도 
목적지에 도착 사방을 둘러보니 탁 트인 바다가 조금은 싸늘한 해풍으로
우리를 마중했다. 바다를 둘러 산 낮으막한 산들의 능선이 길게
이어지며 한적한 분위기로 고즈넉하다. 물결은 파도 없이 잔잔하고 
주 중이라 해변은  사람들의 발길이 없어 고요롭다. 

아마 주말 정도에나 관광객들이 몰리는 모양이다. 체험료 성인 인당  
20000원, 덕분에 소문과 달리 기다리지 않고 해상 위 약 45미터
높이의 집라인을 옆지기에게 꽉 안긴 체 한달음에 바다를  가로질렀다. 
생각보다 덜 무서웠다. 괜히 지레 겁먹고 쫄았네.ㅎㅎ흐 

셔틀버스를 타고 되돌아오며 생전 처음 용기 있게 또 좋은 경험을
했다며 나 자신이 대견해 젔다. 선유도, 한마디로 넓은  모래밭과
맑고 푸른 바다 물결이 인어의 노래를 들려주는 참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라 하겠다.

1차 목적지인 선유도 집라인 체험을 마치고 근처 식당에 들러
생선구이 정식으로 점심을 때우는데 소박한 상차림이었지만 
생선 구이가 바싹하니 먹을만했다. 이제 본 코스인 쭈꾸미 도다리 
축제가 있는 무창포로 간다. 거기에 숙소도 예약돼 있다. 울 옆지기 
언제나 준비 하나는 빈틈없이 완벽하다. 선유도에서 무창포 숙소까지
 한 시간이 걸렸는데 숙소에 도착하니 숙소 앞이 바로  무창포 바다다.

대박~~ 자고 일어나면  여유 있게 바닷길이 열리는 무창포 갯벌체험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많이 낡아 보이는 외관의 호텔은 내부 시설도 
후지고 영 아니다 싶은데 우리가 묵을 객실 문 앞에는 연예인 모(?) 시가 
묵은 방이라고 떡 하니 명패가 걸려 있었다. 그렇다면 이걸 영광스럽게 
생각해야 하는가? 어이없어 실소가 나왔다. 침대에 누워 얼마간 피로를 
풀고는 황혼이 내릴 즈음 밖으로 나와 무창포 둘러보기에 나섰다. 

축제기간이지만 너무나 한산한 풍경이다. 경기가 이렇게도 안 좋은 건지, 
아이고야.... 축제 기간이라고 상인들은 손님 맞을 만반의 준비를
 해놓았을 텐데 초조하게 주말만 기다리나 보다. 옆지기 손 잡고
 천천히 걸으며 무창포 해변 풍경을 둘러보니 여러 가지 조형물들이 
해변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다. 해안 모랫길도 걸어보고 무창포 
수산물 시장도 둘러보고 무창포 타워도 둘러보았다.

노을빛이 서서히 수평선 너머로 꼬리를 감추는 시간, 
이리저리 기웃대다가 그래도 손님들이 좀 있는 어느 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 아낙의 친절이
넘쳐난다. 낙지전골을 시켰더니 주인이 정성스레 
익혀주며 먹기 좋게 잘라준다. 재료가 신선하니 낙지가 
부드럽고 알이 꽉꽉 차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맥주 한 병이 개눈 감추듯 사라졌다. 
과음은 금물, 이른 아침에 바닷길이 열리어 갯벌 
체험하러면 일찍 자야 된다. 옆지기와 나는 무언의 
동의를 하고 조금 아쉬운 마음일랑 빈술자리에 남겨두고
미련 없이 식당을 나왔다. 

장거리 운전에 지쳤던지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옆지기는 새벽같이 일어나 해안으로 산책을 나갔다 
오더니 벌써 서서히 물이 빠지고 있다면서 빨리 짐 
정리하란다.

 숙소를 체크 아웃하고 밖으로 나오니
이미 햇살이 황금빛으로  물이 빠지는 바다를 비추고 
장화를 신고 호미와 바깨스를 든 관광객들이 바다 
생물을 다 잡아낼 비장한 각오로 바닥을 조금씩 들어
내는 갯벌 속으로 힘차게 전진 중이다. 덩달아 앞서는 
옆지기를 따라 나도 바다로 뛰어들었다. 

무창포의 바람은 아직도 봄이 무색토록 차갑게 느껴졌고 
나는 연신 콧물을 훔쳐야 했다. 10시쯤 되자 완전하게 
바닥이 드러나도록 바닷물이 빠졌다. 아무리 봐도 참 
신비로운 자연의 현상이다. 무엇 하나라도 잡겠다고 
모두가 허리를 굽혀 바닥을 뒤적이고 있었지만 나만
이방인처럼 여기쯤 또 저기쯤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며 
무심하게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옆지기도 바다 고등을 검은 비닐봉지에 
수북하게 잡았다. 참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이제 그만 울산으로 향해 출발하자고요...

전국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한 군산의 빵집이라기에 점심시간을
잠시 미루고 이성당이라는 빵집 투어에 나섰다.

가지 수도 많기는 하더라. 거기 있는 빵을 하나 하나 다 맛보려면
일 년은 걸릴 것 같았다. 금방 금방 구워내는 듯 맛있게는 보였다.

에라 모르겠다 싶어 이것저것 마구 골라 담았더니 큰 봉투가 두 개로
가득이었다. 집에 가면 이빵 다 먹기까지 밥은 어느 천년에? 에휴~~

아침 겸 점심으로 군산의 유명한 중국집에 들려 
짬뽕 한 그릇식을 먹었는데 글쎄 전국에 명성을 
떨칠 만큼인가 싶은 생각이 들긴 하였다. 

돌아오는 길 진안 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 잔 하면서 여유롭게 쉼의 시간을 가졌다.

그래도 어둠이 내리기 전에 울산에 도착. 
방어진 남목 고갯길을 둘러오면서 벚꽃 구경으로 
1박 2일의 무창포 나들이를 마무리 지었다. 
역시 울 옆지기는 나이가 무색한 베스트드라이버여. 
장거리 운전 하느라 수고했어요.

26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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