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월. 김귀수
거울을 마주하고 색깔없이
앉아있는 저 여인
넋일랑은 어디 두고 동공은
빛조차 흐렸을까...
의식도 없이 반복되는
머리 빗는 저 손길은
무심속의 갈망인가
잠재속의 허무인가
여위어진 양 어깨를
희끗한 머리채가 한줌인 양 허허롭고
두드러진 쇄골뼈에 주름지는
가는 목이 애닲으다.
웃기조차 힘에 지쳐 향기마져 잃어지고
문턱을 넘나들던 인적조차 소원하여
꿈인양 살고 가는
아서라 초로 인생
마음을 비워 두고 무심으로 다녀 감에
오늘이 내일이요 내일이
곧 오늘인가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