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에서.../김귀수
마감의길 끝 자락에 서서
여과되지 않음이로다
명치끝이 답답함이.
사려깊지 못 함에...
배려하지 못 함에...
앞서감 만 능사가 아니련만
서두름에 체하였구나.
기록되지 않은 일기장을
기억으로 책장을 넘긴다.
높은곳 첫 발 디뎌 부푼소망으로
품에안은 해돋이는
이제 모닥불로 사위어 가고
채우지 못한 여백들이 비웃음이되어
주먹안의 손금을타고 기어다닌다.
지는 해의 그림자에 민망함을 실소하며
시간의 실로 손끝을 동이고
다짐의 바늘로 일 침 하여
시침 뚝 따고 허우적대며
모닥불 속의 남은 불씨를 챙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