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김귀수
나 가리로다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누구도 모르게 고독의 모자를
멋스럽게 깊게 눌러 쓰고...
간섭없는 외진곳
번거러움을 벗어나
인적도 끊겨진곳
설혹 적막함에 가슴떨려도
한적함에 유유자적하며
혼자되게 버려지고 싶어라.
주위는 자유로워 의식이 필요없으니
굳이 반듯할 일도
깍듯할 일도 다 무슨 소용...
큰 대자로 우주속에 몸을 던지고
숲의 소리를 들으리...
흙의 소리를 들으리....
숲에 누워 숲이되고
흙에 누워 흙이되고
무념 무상 무아의 도에 경지를 이루니
구름은 비를 내리고
별은 이슬을 내리고
빛과 어둠은 양식이되어
갈증난 육신이..영혼이..
텃밭이 되어
꽃이 자란다.
나무가 자란다.
숲이 자란다.
충만한 자유가 향기가 되어
바람은 부드럽게
사방에 흩날리고
자연이 취하여 새들의 노래를 듣네
나비가 춤을 춘다
풀벌레가 신이 나도다
아... 모두다 잊고
사람의 옷 죄 벗어버리고
오래도록 눈 멀고 귀 멀어
오직 혼자
비밀스럽게 한갓지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