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 /김귀수
성급한 입질에 혀를 데였다
생각없는 관심에 눈을 버렸다
과도한 호기심이 귀마저 더럽혔다
인내와 기다림의 부족으로 마음을 다치고
믿음과 신뢰의 부족으로 영혼을 다치였다
이제 데인 혀로 누구와 진심을 함께 나누며
추한 눈으로는 세상 아름다움울 가려 보며
더럽혀진 귀로는 세상 맑은 소리를 어이 걸러 들으리.
살아온길 인내함이 있어 생각을 열고
그렇듯이 믿는바 있어 마음을 열어
결국에는 바람의 소리를 듣겠거니 하였더니
어리석음이 보이는 것에만 취하여
자만심이 느끼는 것에만 동하여
지혜의 부족으로 놓지고 잃어버려
돌아보니 인생에 남겨진건 서툰 자존심의 허상뿐이다.
무릇 사람이란 매사 남을 핑계로하여
스스로 외롭고 서럽고 괴로워 함이니
앞을 봄에 뒤를 헤아림이요
시작이 있음에 끝을 짐작하고
맑고 밝음 속에서도 어둠 안의 절망도 함께 보려함이다.
마음이 조금 비껴 간다고 하여 서러워 말며
눈에서 잠시 멀어진다고 하여 외로워 말며
사는 길에 뜬금없는 오해의 소리를 듣는다 하여
배신과 분노로 노여워도 말지니 진실과 진심은 늘 그자리에 있었다.
양은냄비마냥 심기 얕음이 수시로 나를 작아지게 만들고
불평도 불만도 심술도 미움도
그 모든 다스림의 스승은 멀리서 찾음이 아니라
곧 내 자신이 나의 스승이요
곧 내 자신이 나의 거울인 것을
당최가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한 인격수양의 부족함이요
너그러움이 없어 또한 덕을 쌓지 못하니 빈곤한 삶의 원인이였다.
이제사 가끔씩 주섬주섬 챙겨보는 소득없이 부산한 일상의 나신이
궁색한 침묵으로 방심하는 마음의 틈새 허를 찌르며
스스로 시간의 젖은 도마위에 무릎을 꿇고
무딘 칼 끝으로 매일을 단죄하는 대책없는 오만함에
나의 신은 먼산 바라보며 쉰 비명의 소리로 재채기를 한다.
언제나 시건방진 무책임한 하루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