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반갑다 친구야

가을비 우산 2014. 3. 6. 14:36



   
반갑다 친구야 / 김귀수 
너도 나도 결코 잊고 산 건  아니다
삶의 등짐에 눌려 모르고만 살았을 뿐
소식은 문밖에 늘 서 있었을 게다
그 문을 열지만 안았을 뿐
조금만 더 일찍 문고리를 잡고
바깥의 동정에 귀를 기울였다면
단축된 시간 속에서
우리는 더 젊은 모습으로 마주 했겠다
이제라도 사는 곳을 알고
가족 관계를 묻고
모르고 지낸 너와나의 삶을 궁금해 할 때
다르게 살아가는 우리 모습에 서로 주눅들지는 말자
우리가 지금의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누군들 가슴 먹먹한 애환이 왜 없겠니
하나둘 자식도 품에서 내려놓을 나이
존재감이 상실되는 세월이 하 서럽더니
남은 생의 선물처럼 뜻밖에 친구의 소식을 듣고
허황하던 빈 가슴에 명치끝 뻐근토록
새록새록 우정의 단물이 샘물로 가득 찬다
내 나이 조금씩 욕심을 들어내고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한다
서로를 포장하는 어떤 수식어도 다 내려놓고
삶이 버겁다고 외로움을 느낄 때는 하시라도
서로 사는 속내 이야기를 허물없이 들어주며
언제 찾아도 부담없이 반기는 친구로 살자
때는 대지 잠 깨어나 산에 들에 봄빛 물 오르는 소리
우리 꽃피는 봄 날 날잡고 다시 만나서 
쓴 쇠주 한 잔에 수십 년의 회포나 풀자
반갑다 친구야! 도대체 이게 얼마 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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