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하기 휴가지를 먼곳, 그리고 긴 시간을 잡을 수 없었다.
가장이 새로 시작한 일이 있어서다.
그래도 마음은 조금 아주 조금은 아쉬움이 있긴 했다.
연례행사처럼 원거리 타지방으로 2~3 일씩은 피서를 다녀 왔으니까.
올해도 행여 넘 서운하면 안되니까 서둘러 휴가가 끝나기 전에 가까운 부산
해안( 이기대 공원, 오륙도. 광안리,)으로 한바퀴 돌고 왔다.
어쨌거나 기분은 꽤 괜찮았어...
부산은 내집처럼 드나들었다 싶었는데 이기대공원만믄 오늘이 초행 걸음이다.
별다른 건 없고 해안을 끼고 해풍을 맞으며 두세 시간 산책하는 들레길이었다.
공원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네시가 넘었는데도 햇살이 후끈거렸다.
둘레길을 완주하기는 무리라서 일정 구간만 대충 둘러보고 돌아나왔다.
수흘찮게 눈에 띄는 낚시꾼들,
바다 낚시터로 꽤 괜찮은 모양?
시원하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해면위를 질주하는 보트.
저놈은 나도 한번 타보고 싶더라.
젊은 남녀 쌍쌍이 해안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에 여념들이 없다.
참 좋은 때다. 우리도 저런 호시절이 있었댔지...
둘레길을 걷다가 만나지는 조그만 가옥 하나. 가정집인지는 몰라도
마당과 울타리에 분꽃과 봉숭아가 활짝 피어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반긴다.
이기대공원 건너편으로 해운대 신시가지 고층 건물이 서편으로 기우는 햇살을 받고
조명 없이도 자체발광 유리벽이 반짝거린다.
물질하기 좋은 곳인듯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는 해녀막사,
멀찌감치 물러서서 바라보면 거북이 형상이 분명하다.
어쩌면 제주도의 용두암을 닮은 듯도, 나만의 착각?
바다를 가로지르며 늘씬하게 쭉 뻗은 광안대교의 시원한 모습,
아마도 조명이 들어오는 밤이 되면 야경이 무척 아름답겠다...
2014,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