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의 문수사는 문수산 자락에 자리한 작고 아담한 사찰, 전국적인 입소문을 타서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거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문화재도 없고 역사적인 큰 의미도 없는 소박한 절같았다. 이것이 주차장에
내려서 고목 우거진 숲길로 문수사를 오르면서 느낀 첫 소감이다. 비록 가을 단풍만큼은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가을 풍광을 갖추었다고 번듯하게 입간판도 세워저 있었지만 주차장 넓이로 봐서는 그닥 유명세를
내세우고 전국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 갖지는 않았다. 차라리 분비지 않고 풍경소리 은은하게 계곡 물소리에
아우러는 아늑한 이 분위기가 문수사의 매력일지도... 오늘 방생 불자님들의 평균 연령?을 고려하여 비록 일주문을
버스로 지나쳤지만 아마도 일주문에서 사찰에 이르는 거리가 약 1km 정도라니 만산홍옆의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 숲길을 차가 아닌 도보로 사찰까지 이른다면 그 또한 장관이 아니겠나. 이길의 단풍나무 수령이 적어도
100~400년 정도로 추정 되기로 또한 단풍나무 숲이 천연기념물 제463호로 지정되기까지 했다는구먼,.
문수사의 창건 유례를 따져들자면 신라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자장율사가 이곳에서 기도 수행중,
"어디로 가서 땅을 파 보라" 는 계시를 듣고 그곳의 땅을 파자 문수보살의 석상이 나왔다고 한다. 하여 자장율사는
이 석상을 모시기 위해 문수사를 세웠다고 전해지며 그 문수보살의 석상이 오늘에 이르는 현재에도 문수전에
귀하게 모셔져 있다. 지혜의 보살이신 문수석상이니 오늘 방생길에 동참한 모든 불자님들도 삶의 지혜 한가진들
깨우처 감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문수사의 또 다른 매력으로 가을 단풍을 빼놓을 수는 없을 터, 아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도 않은 듯하니 언제고 단풍 드는 가을날에 나 문수사를 다시 찾이와 호젓하게 멋진
단풍 숲길을 거닐다 가고지고... 그넘의 차 땜에 일주문을 카메라에 담아 오지를 못하여 원통절통 많이 아쉽다.
문수사로 오르는 숲길, 비록 가을의 단풍처럼 오색 화려함은 아니어도 사월 봄바람에 살랑이는
초록 봄빛의 푸름이 나는 좋아라.
계곡 맑은 물로 땀방울 씻어내시는 스님의 소탈한 모습에서 인간적인 친밀감이 느껴진다
문수사의 역사를 함께하며 세월의 풍상을 버텨낸 의연한 고목나무의 모습.
나무는 늙으니 저리도 고고한 자태로 의젓한데 어찌하여 우리네 사람들은 늙고 병들면 나약하고 추해지는고?...
잠시 후여! 숨 한 번 들이 쉬고 숲길 올라 서니 사월의 봄햇살 아래 드뎌
자상한 모습을 살짝 들어내는 문수사,
경내로 발자국 살짝 들여놓으니 우와! 여기 또 수령 느껴지는 동백나무의 아름다운 모습,
그러나 문수사 안은 사방이 신축인지 증축인지 여기저기 어수선 공사가 한창이었다.
글재주 좀 한다는 길손이면 문수사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냥 맨입으로 지나칠 수는 없으렸다,
여기 이 시들은 어느 문필가의 내노라 하는 솜씨이든고?
노인의 세는 머리칼처럼 문수사의 대웅전 단층도 오랜 세월의 흔적에
빛깔이 죽어 바래고 얼룩얼룩 그 문양들이 형편없이 낡았다.
대웅전 뒤에 위치한 문수사의 문수전.
특별하기는 했다 석불(문수보살)이 법당내에 모셔진 경우는 아마도 드문 일 아닌가?
관절 삐걱이는 노구를 이끌고 예까지 납셨으니 저 노친의 자손 위한 기도 마음이
내 일인 양 가슴 짠하다. 어허라 세상 아들딸들아 부모 공경 효도함에 촌각인들 소흘 하리요...
아침길 서둘러 행장 챙겨 울산서 전북 고창이라 이 먼먼 곳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문수사 문수전에 소원 빌고 성불을 바람 올렸으니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하산길만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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