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라면 울산 태화강 고수부지나 대밭공원에도 지천이다.
그런데도 굳이 먼길 하동까지 코스모스 메밀꽃축제 현장으로 나들이길을 나섰다.
가을이 등떠밀고 동반여행 좋아하는 옆지기의 부추김에 덩달아 신이 나서 얼씨구절씨구 길을 떠났다.
나선 김에 불이 난 후 새로 단장되었을 화개장터도 둘러보고 진주 남강 유등축제까지 싹 다 둘러볼 계획이다.
하동까지는 울산서 한 두 시간 반정도 걸렸지, 유순해보여도 울 옆지기 운전대만 잡으면 날은다날러,
그마만큼 운전솜씨가 베테랑이거든......
오늘이 축제 마지막 날이었다.
그래서 코스모스도 멀리서보면 무성해뵈도 가까이보면 끝물임이 완연하다.
그래도 10월3일 개천절 연휴라 많은 사람들이 북적북적 인파로 들끓었다.
어느 곳이든 축제장엔 꼭 마차가 등장한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훨씬 훨씬 더 많은 데도 말이다.
마차를 타고 동심을 느껴보라는 건가?...
조랑말 마차를 타기는 멋하고 마차 곁에서 살짝 기념 사진만, ㅋㅋ
도로를 사이에 두고 길 이편과 저편으로 꽃단지가 넓게 분포되어 있다.
산 밑쪽은 무료 관람지역이고 철도가 놓인 쪽으로는 유로 관람지다. 물론 유료인만큼 좀더 잘 가꾸어져는 있었다.
입장료는 2.000원, 그런대도 고작 그돈 2,000원씩을 꿀꺽하고 무료 입장하려던 어느 중년부부가 관계자에게 덜미를 잡히고
진상을 부리는 꼴사나운 모습을 봤다. 진짜 진상중의 진상...
처음 박넝쿨 터널을 들어서면 양쪽으로 걸려있는 아름다운 시들이 손님들을 반긴다.
울 옆지기 오늘은 사진 많이 찍겠다고 셀카봉까지 챙기고 단단히 준비를 했다.
에그. 나 오늘 왼종일 무차별로 사진 많이 찍히게 생겼다.
시감상을 끝낼 즈음이면 좌측으로 터널길이 굽어지면서 희귀 박터널이 시작되는데
그 구간이 대박! 600 여미터나 된다.
터널 안에 차를 마시는 쉼터도 있었다.
냉차보다는 따뜻한 녹차가 훨씬 구수하다면서 먼저 차를 마시고 지나는 관광객의 찬사가 귀에 쏠깃,
그래도 멋적게 서있는 나를 위해 친절하게 줄을 섰다 차를 배달해주는 울 옆지기님께 또 감사한 마음이...
뱀이여 뭐여? 진짜 희귀박이네,
바람도 불고 구름도 좀 끼었더니 어느새 하늘이 말끔해지고 터널 안으로 비쳐드는 가을 햇살이 따끈따끈해졌다.
옆지기랑 셀카 찍으며 나이도 잊고 주책맞은 폼새를 잡고 그냥 히히거렸다. 진짜 웃겼어...
터널 안이 지루할새라 중간 지점에 사잇길이 있어 잠시 터널을 벗어나니 예쁜 연못이 사람들을 반겨준다.
그래서 폼 잡고 또 사진들을 찍고,
터널 바깥을 둘러산 이 넝쿨들은 무슨 종류인고?
작은 나팔처럼 생긴 빨갛게 예쁜 꽃이 송이송이 넘 곱다.
셀카봉 사진 찍으며 잘 노시는 울 옆지기. 좋아부러...
박터널을 벗어나서 분수가 있는 하천을 끼고 산아래 메밀밭으로 향하는 중,
거치는 길가에는 물래방아도 있고, 젖소 조형물도 있고, 다슬기줍기. 미꾸라지잡기, 고구마밭 등 다양한
놀촌 체험장도 있었지만 축제 끝날이라 대부분 폐장되고 없는것 같았다.
시원하게 뿜어오르는 분수 줄기가 가을 햇살을 머금고 빨주노초 선명하게 일곱색깔 무지개를 만들었다.
나무로된 대형 자전거, 누구라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다들 한번씩은 사진을 찍는다.
늙은 호박들이 둑처럼 쌓여있다. 아~ 가을, 호박범벅, 호박죽 생각이 난다.
집과 가까우면 더러더러 사러 올 것도 같은데...
코스모스완 달리 메밀꽃밭은 아직도 온 밭떼기가 하얗게 눈처럼 덮혀 먼 발치로보면 더욱 장관을 이룬다.
메밀밭도 하천을 사이에두고 이쪽 저쪽으로 널게 분포 돼 있었다.
이제는 코스모스 꽃들을 둘러보고 화개장터로 가서 점심을 먹을 거다.
조금씩 배가 고파지기 시작하네...
꽃구경을 마치고 북천역 광장으로 와보니 반전이다. 꽃축제가 아니라 완전 호박축제잖어. ㅋㅋ
어쨌거나 한곳에서 코스모스도 보고, 메밀꽃도 보고, 태산같이 수확된 호박도 보니, 하동에와서 참 알차게 구경 제대로 하고 간다.
10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