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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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여행 스케치

영덕 불루로드 둘레길

가을비 우산 2016. 10. 29. 10:34


무릇 인간이란 무식하면 용감해지는 거 같다.

언감생심 산도 못 타는 주제에 다섯시간짜리 트레킹 산악회원들의 정기 산행에 건방지게 객원으로 끼여

관광차에 동승을 했다. 물론 처음부터 속셈은 산행은 뒷전 회원들이 산을 종주하고 오는 동안 하산 합류지점에서

미리가서 나같은 처지의 일행들과 쉼터를 찾아 도시락이나 까먹고 자유시간을 즐길 참이었다.


목표 지점은 영덕 블루로드 트레킹코스로 a코스에서 d코스까지 있는 동해안을 낀 해파랑 둘레길이

산악인들이 손에 꼽는 명품 아름다운 트레킹길로  네 가지 코스 중 자기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 트레킹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렇거나 말거나 하필이면 비가 종일로 쏟아지는 일요일 하루, 친구와 함께 떠나는 일상의

자유로움에 마냥 가슴이 부풀어었다.



45인승 관광 버스가 만석 하고도 인원 초과 탑승,

밖은 비오고 차 안은 만석 회원들의 숨결로 실내 온도는 후덥덥, 야, 오늘 고생하게 생겼다.



7시 울산을 출발 경주휴게소에서 아침을 먹는데 슬슬 비가 뿌리기 시작하더라,

빗방울이 점점 거세어가는데 빗속을 달려 정차한 곳은 풍력발전기가 올려다보이는 영덕 청포말등대,

 





길 아래를 내려다보니  비에 젖은 동해안의 풍경에서 가을의 운치가 물씬물씬 느껴진다.

아름다운 해안 풍경에 한껏 취했으나 오래 머물 처지는 아니었다.

 바람도 좀 불어 사정없이 빗물이 옷깃을 적신다.











그래도 다녀간 흔적은 남겨야 한다. 추억을 만들어야 하니까...

단짝 내 친구들을 위해 바쁘게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옆지기와 다니면서 하도 사진을 찍히다 보니

다른 이들과 다닐 때만은 거의 내 사진은 찍고 싶지가 않다.








그렇게 트레킹할 회원들을 구간마다 내려주고 나머지 사람들은 블루로드 현수교가 있는 영덕 축산항에 도착했다. 

와우~ 조그만 축산항 어촌마을이 쌀쌀한 가을비를 맞으며 우리 일행들을 반겨맞는다.  참 이쁜 마을  아니 항구였다.






블루로드 다리 입구에 있는 정자. 날씨만 좋았다면 바다 조망을 즐기며 한 잔 술로 유유자적 시간을 희롱하며

 트레킹 떠난 회원들의 하산시까지 예서 즐길 수도 있었는데,,,

친구들이 잠시 비를 피해 정자 안으로 피신 중.



겁 많은  내 친구 신여사. 끝내 블루로드 다리를 건너보지 못했다.













블루로드다리 건너편에서 올려다 본 죽도산 전망대,

트레킹길은 따라 나서지 못했지만 저 전망대는 올라가봐야 하는데 이놈의 비가 그칠줄을 모르네,

 나는 우의도 우산도 안 챙겨 왔는데...



트레킹에서 빠진 사람도 꽤 많았다. 이제 11시가 좀 넘었다. 하산 집결시간까지 무려 네 시간여 남았다.

이리저리 비오는 선창가를 떼지어 헤매이다 결국은 민박집을  빌리고 배낭짐들을 풀었다.








민박집에 도착 세팀으로 갈라져 짐을 풀고 정오도 되기 전에 점심 도시락들을 펼쳤다. 점심은 각자 준비라곤 했지만

나랑 한 친구는 번거로워 식당가서 사먹기로 했는데 웬걸 손 큰 아지매들이 함께 둘러앉으니 음식들이 넘쳐나더라,

 그래서 우리는 숟가락만 얹고 친구랑 공밥을 먹었다는 말씀, ㅋㅋ



식사 후 마루에선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이 모여 찬가를 부르고, 점심을 같이 한 우리방 일행들은 화투판을 벌이고,

 또 건너방에선 방송 시청하며 졸음 중이었다. 신여사와 나는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비가 뜸해지기만을 기다렸다.

기어이 죽도산 전망대를 올라가야 했거든. 아무리 산 타기나  트레킹이 부실하다지만 밈밍하게 관광버스만 타다 갈 수는 없었으니까.




나의 바램이 통했는지 드뎌 비가  그치는듯 싶더라. 옳다구나 하고 친구 신여사를 끌고 죽도산 전망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죽도산 둘레가 데크길로 잘 다듬어져 어느 방향을 택하던 아름다운 축산항 전경을 다각도로 즐길 수가 있도록 돼 있었다.





죽도산 전망대를 오르다 잠시 가쁜 숨을 돌리면서 오르던 길을 뒤돌아 아래를 보니 시원하게 펼져진 바다 풍경이...





조금만 더 가면  하고 전망대를 오르는데 생각보다 꽤 높은 곳에 위치한 전망대였다.



전망대 타워 안에서 둘러본 축산한 풍경. 아기자기 자그만 포구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런데 높이가 꽤 되다보니 잠깐 어지럼증이 느껴지더라.







전망대를 나오니 그쳤던 비가 또 쏟아지기 시작 우산을 펼친 친구의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까이꺼 나는 등산점퍼 모자를 뒤집어 쓰고 여유있게 빗속으로 전망대 계단길을 내려왔다.

울산에 도착했을 때도 어둠 내린 도로 위로 빗물이 도랑물처럼 흘러내린다. 우의 없는 내가 딱했는지

산악회원 중 한분이 자기는 우산도 있다면서 우의를 굳이 챙겨 주시더라. 그분께 진심 감사,

그렇게 시월의 일요일 하루를 친구따라 영덕 블루로드 관광길로 마무리했다.



10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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