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을 접어 드니 가을도 퇴색의 빛이 짙어가고...
찬서리에 단풍이 다 지기 전에 서둘러 만산홍엽 속으로 배낭짐 챙기고 충남 칠갑산으로 산행길을 준비 집을 나섰다.
십수 년 전에 한번 다녀온 곳이지만 그때는 없었던 걸로 기억이 아삼삼? 한데 청양에 천장호 출렁다리라는 명소가 생겼다니
아니 가보고 어찌 견디리 , 그렇게 충남 청양면에 들려 칠갑산과 천장호 출렁다리, 칠갑산 천문대, 장승공원, 장곡사, 이렇게
주변 볼 거리를 두루두루 다 둘러볼 계획을 세웠다. 날씨는 생각보다 푸근했지만 울산을 출발 세 시간을 좀 넘게 달려 천장호
목적지에 도착하니 와우! 사람들이 미어터진다. 주차장이 협소하여 도로변이 그냥 주차장이더라. 우리도 간신히 저만큼 도로
한참 위쪽에 주차를 할 수가 있었다.
차를 파킹하고 청양땅에 첫발을 밟은 기념으로 도로를 내려오면서 인증샷 한장 박고, ㅋㅋ
천장호 입구 화장실 뒤편로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더라. 숱하게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보다 나은 편의를 위한
그런 쪽의 시설물 공사였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더라. 옆지기랑도 셀카 한 컷 찰칵, 인생도 사랑도 사는 재미 뭐 별거 있나?
이런저런 유치한 즐거움 만들며 마주 바라보며 그래저래 한세상 살아가는 거지...
참 1박2일의 홍보가 큰 모양, 이곳도 강호동의 보름달같은 얼굴이 입간판으로 우뚝 세워저 있다.
청양의 특산물이 고추였나? 경북 영양의 고추가 유명한줄로만 알았는데...
출렁다리 가는 길목에 고추모형의 인형과 고추 모양의 조형물이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세워져있다.
아잉~~ 귀여워.
역시 칠갑산 하면 대중가수 주병선의 칠갑산 노래다.
노랫말에서 연상되는 콩밭 메는 아낙네 조각상이...
우리나라는 새월이 깃든 웬만한 곳은 구전이든 설화이든 전설이 얽힌 곳이 많다. 여기도 예외가 아니었다
천장호 둘레로 구수한 전설이 담긴 소금쟁이 고개가 있다.
천장호에 도착하니 저수지는 가을 가뭄이 심해보였다.
한눈에도 담수위가 확연히 낮아보인다. 천장호 출렁다리를 예찬한 김창호님의 시비도 세워져 있다.
확실하네, 청양이 고추가 특산물인게... 출렁다리 메인 주탑이 거대한 빨간 고추로 교각이 세워져있다
길이 207 미터에 높이 24 미터, 폭 1,5 미터, 좌우 흔들림의 폭이 3~40 미터나 되는 국내는 최장 긴
출렁다리이며 동양에선 두번째란다. 헐 대박!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건너다보니 다리가 엄청 흔들려 정말 오줌 지릴뻔 했다. 간신히 다리를 건너가서는
칠갑산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사실 정상까지는 자신이 없다. 다행히 기억컨데 입구 계단길만 올라서면
낙엽 깔린 완만한 산길이라 딱 한 시간 정도만 오르기로 하고 성큼 칠갑산을 향해 첫발을 내딛었다.
좀 걷다보니 완전 덥다. 패딩점퍼를 벗어 옆지기 배낭에다 매달아 주었다.
목덜미 안으로 산바람 솔솔, 이제야 살것 같네. ㅎㅎ
칠갑산은 단풍나무보다는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대충 이런 잡목이 많아 만산홍엽과는 좀 거리가 있어보였다.
그래도 시종 마른잎 밞으며 걷는 산길이 한껏 분위기를 살려준다. 틈틈이 빛 고운 숲을 만나면 얼른 카메라에다 가을을 골라 담았다.
이미 한 시간 가까이 걸었다. 정상은 포기하고 산을 내려갈 시간까지 계산, 고만 우리는 발길을 돌려 세웠다.
울 부부 체력엔 왕복 두 시간이면 딱이다. 하산길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이나 먹고 갈 거다.
도시락을 비우고나니 엄청 배낭이 가벼워졌다. 자연 내려오는 길엔 발걸음이 사뿐사뿐...
칠갑산을 거진 다 내려와서 내려다본 천장호 출렁다리 ,
와! 멋지다. 저수지 물만 만수위였음 정말 끝내 줘겠다.
칠갑산을 오르내리는 계단길 옆에 위치한 쉼터 전망대, 포항서 온 일행들인지 자리를 독차지하고 식사중이더라.
과메기를 먹고 있는데 군침이 꿀꺽, 우리도 집에 가면 잊지말고 구룡포로 과메기 먹으러 가야지...
출렁다리를 건너오면 칠갑산 아래 천장호 주변으로 둘레길이 조성 돼 있다.
거기에 용과 호랑이의 전설을 형상화 시킨 조각상이 세워져있고 우측 방향으로는 소원바위 일명 잉태바위 가는 길이 있다.
소원바위 가는 길을 따라 향기 짙은 고운 시를 새긴 시비들이 군데 군데 세워저 있다.
조금은 경사진 길을 오르다 숨이 찬다면 잠시 한숨 돌리며 좋은 시를 감상해도 좋겠다.
많은 이들이 각자의 소원을 적은 메모지를 정성꼇 소원바위 앞에 매달아 놓았다.
울 부부도 자식과 가족을 위한 바람을 정성껏 적어 소원바위를 향해 두손 모은 합장을 했다.
소원바위를 지나 내려 오는길 수북히 쌓인 마른 잎이 하도 좋아 옆지기랑 털썩 마른잎 위를 아이들처럼 나뒹굴었다.
나이속에 숨겨진 동심이 불쑥 고개를 내미는 순간이다. ㅋㅋ
출렁다리를 벗어나 칠갑산 천문대를 찾았지만 별자리를 보는 건 역시 밤하늘이다. 그렇다고 밤까지 기다리기엔 짜여진 오늘의 일정을
소화하기엔 시간이 넘 빡빡하다. 결국 근처 휴게소에서 차나 한잔 마시고 다음 목적지인 장승공원을 향해 차머리를 돌려 세워야했다.
1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