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 새해 해돋이를 향일암에서 맞이하려 먼길 달려 여수까지 왔지만 새해 아침의 새벽길,끝없이
밀려드는 차량에 주자장이 되어버린 도로에서 가다서다 굼벵이 짓에 지쳐버려 울며 겨자먹기로 할수 없이
차머리를 돌려 옆길로 빠져 무조건 찾아 든 곳이 향일암처럼 해안가 절벽 위에 위치한 용월사라는 자그마한
사찰이었다. 나름으로 찾는 이들이 꽤 많았으며 소박하게 해맞이 행사가 치뤄지는 예쁜 곳이었다. 누구나
참여하는 새해맞이 범종 타종식은 사진 찍느라 그만 동참하질 못해 못내 아쉬웠다.
해가 솟아 반나절이니 이제쯤 향일암 가는 길도 차량 소통이 원할하려니 했는데 웬걸 아직도 향일암 가는 길은 북적북적이었다.
셔틀버스를 이용한 사람들이 해돋이 행사를 마치고 돌아나오는 행렬도 장난이 아니었다. 어쨌거나 무사히 향일암이 위치한 산아래
마을에 도착을 했더니 약간 허풍을 보태면 해가 중천에 가깝다. ㅋㅋ 한마디로 아침이 늦어 배가 꼬르륵이라는 말씀,
다행하게도 오늘은 새해 첫날이라선가 입장료는 안받더라. 물론 공영 주차장에서도 주차비를 받지 않았다 향일암 가는 길은 계단을 이용하는
가파른 코스와 비탈을 돌아 올라가는 경사진 길로 두곳이었지만 우리는 다리가 불편해 조금 둘러가더라도 천천히 걸어가는 비탈길을 택했다.
향일암은 644년 백제 의자왕 4년 신라의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원통암이라 불렸다가 고려 광종 9년(958)에 윤필거사가 금이암으로,
조선 숙종 41년 (1715년)에 인묵 대사가 향일암이라 개칭했다고 한다.. 이곳은 원통보전, 삼성각, 관음전, 욕왕전, 종각, 해수관음상을
복원 신축하여 사찰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는데 2009년 12월 20일 화재로 소실된 대웅전(원통보전), 종무소(영구임), 종각을 2012년
5월 6일 복원하여 낙성식을 거쳐 여전하게 명불허전 해맞이 명소로 오늘에 이른다.
거북이가 있는 토굴을 빠져나와 물을 토해내는 용이 한 마리, 향일암 가는 언덕길에 있다.
예전에는 몰라도 지금은 음수대로 이용되는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향일암 경내로 들어서려면 암벽으로 둘러쌓인 7개의 바위동굴 혹은 바위틈이 있는데 그곳을 모두 통과하면 소원 한 가지는 반드시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고,. 이러한 예사롭잖은 구전과 풍경들이 향일암이 가진 특징일게다. 이렇듯 찾는 이들이 모두 통과하게 되는
암벽에는 많은 사람들의 기원을 담은 동전들이 바위에 숱하게 붙여저 있다. 신기하게도 동전들은 떨어지지않고 바위에 찰싹 잘도
달라붙어 있다.
까마득한 바위산 벼랑끝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향일암에는 돌로 다듬어진 거북이(쟈라)들이 참 많았다.
예로부터 거북이 하면 수명장수를 뜻하지 않는가. 한번만 왔다가는 인생이니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누구라도 명과 복을 부처님께 빌고 갈 일이렸다.
화재로 소실되어 새로 불사를 이룬 향일암 경내에 첫발을 올려놓으니 감회가 새롭다. 여길 다녀간지도 아마도 십수년은
족히 지났으리라. 여전히 가파른길 올라오기는 숨이 찼지만 느끼는 감정 또한 변함없이 경이롭고 엄숙하고 확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이 맑은 겨울 해풍에 삶에 찌든 때가 해감이 되는듯 싶었다. 더구나 오늘은 새해의 첫날이 아니더냐,
어리석고 욕심 많은 이나라 만백성들에게 올 한 해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온누리 고루고루 가득 하소서,...
대웅전 우측을 돌아 암벽길을 지나 관음전에 올랐으나 마찬가지로 건물이 절벽위에 세워저있어 정면으로 관음전을 카메라에 담기는
무리였다. 절벽 아래로의 미끄러짐을 우려한 사찰의 위험 알림 주의선이 처저 있었지만 사람들은 기어이 위험을 무릅쓰고 아슬아슬하게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자칫 부주위로 한발만 삐끗해도 천길? 낭떠러지, 생각만으로도 무섭기는 하더라.
당대의 거승 원효대사는 저 바위를 깔고 앉으셔서 저 바다를 바라보며 이 나라의 앞날을 위해 어떤 기도를 하셨을까?
작금의 위태로운 국민 감정과 권력의 이기심이 앞서는 이기적인 정치판을 바라보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나역시 무척이나 심기가 불편한지고...
2017년1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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