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중순이 지났는 데도 날씨는 여전하게 심술스럽다. 그야말로 꽃샘추위인듯... 그럼에도 시들어버린 청춘에 봄기운이 스며드는듯
친구들이 봄맞이 가자고 콜이다. 이런 일에는 내가 꼭 선봉장이다 . 그렇게 번개팅 공지로 시간이 되는 친구들을 긴급 호출
주말 하루 경주시 양남면에 있는 삼태봉으로 가벼운 산행을 떠났는데 인원은 다섯, 그래도 남자친구 한명이 끼였으니 구색은
갖추었고 오늘 하루 이친구 울 여성 네명을 충실히 보필을 해야했었다. ㅎㅎㅎ 인근에 마우나오션 리조트와 골프장이
있어 늘 차량 행렬이 붐비는 곳, 그렇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조금 산길을 걷다보니 관문성이라는 안내 입간판이 나왔다.
관문성은 석성으로 신라의 만리장성이라고도 불린다는데 성터 탐방은 뒤로 미루고 일몰 풍경이 좋다는 삼태봉을 향하고
부지른히 발길을 재촉했다. 완만한 산길 주변으로는 마른가지 끝으로 작은 봉오리만 볼록볼록 아직 겨울잠에서 덜 깨어난
진달래 나무들이 여기저기서 봄맞이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삼월의 힘찬 기지개에도 여전히 삼태봉 산중은 겨울잠을 덜 깬듯 진달래 군락지는 마른가지로 앙상하였고
겨우 산수유 가지들이 노랗게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올해는 꽃이 피는 시기가 좀 늦는
모양이다. 그래도 신선한 산바람을 맞으며 우리같은 어중이 중늙이들이 걷기에는 딱 좋은 완만한 산길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와 있었다.
조금은 민망할 정도로 그 좋은 산길도 1시간을 조금 넘게 걸었을까 삼태봉 완주는 포기 우리는 한목소리로
스톱을 외치고 길가의 평탄한 곳에 자리를 잡고 배낭에 채워온 음식들을 꺼내놓고 정상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고
그렇게 간단히 민망한 산행을 끝내고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의기양양 정자 당사로 생선회를 먹으러 차머리를 돌렸다.
이날 청일점 우리들의 남친은 운전 때문에 술 한잔도 못 마시고 울산 도착 2차 노래방까지 여자들의 뒷바라지로 생고생을
해야했다. 정말 못말리는 예편네들이여...
그렇게 산에까지 찾아가서도 놓친 봄소식 꽃마중은 꽃샘추위를 핑계삼고 방콕하는 사이에 슬그머니 우리집
앞뒤뜰에 찾아와 화사하게 단장하고 봄을 알리고 있었으니. 정말 깜놀이었다. 어느날 무심코 베란다 밖을 보니
올해는 좀 늦네 싶었던 벚꽃이 사월의 시작과함께 하루이틀 사이로 만개를 한 것이다. 그래서 마치 누가 부르기라도
하는듯 후다닥 서둘러 자리를 박차고 거리로 달려나가 집 주변의 봄풍경을 소중하게 모시고 왔다. 흐미 아름다운것...
우리집 베란다에서 바라 본 태화강의 벚꽃길 풍경
우리 아파트 동앞에 핀 목련, 관리인 아저씨가 가지치기를 너무 야무지게해서
나무가 조금은 엉성한 느낌,
뒷길 신작로 벚꽃 가로수길을 걸으며 태화강의 봄을 만끽한 하루, 난 참 행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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