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일상 스케치( 사진 일기 !~~

세월 차암 잘도 간다

가을비 우산 2021. 2. 2. 06:00

 

고요하면서도 흔들리고 편안하면서도 불편함이 느껴지는 좌불안석인 지금의 현실이다.

벌써 1월이 끝나고 2월, 금방 또 설날이다. 시간이 하도 빨라 그저 쓰일 모 없는 세월을 살고

있음에 가끔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아쉬움도 부족함도 없는 의식주 속에서도 말이다....

유독 이런 마음이 들 때면 옆지기를 꼬드겨 집을 나선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발목이 묶였으니

뛰어봐야 벼룩, 동네 한 바퀴, 시가지 인근 변두리 한 바퀴,

 

2월을 맞아 설날을 앞에 두고 신년 새해맞이의 세밑을 반추해보니....

 

 

 

기분이 괜찮다. 쌀쌀하지만 살갗에 와 닿는 바람의 느낌이 신선한 12월의 하루,

먼 여행길에라도 오르듯 마음의 치장을 하고 가벼운 걸음을 재촉 집 근처 백 다방에서

테이크 아웃 때문에 커피를 사 가지고 노천카페? 아니 해변 카페를 찾아 집 앞 바닷가를 찾았다.

확 트인 전망, 철석이는 겨울바다의 파도소리, 분위기 쥑인다, 핡핡핡~~

 

 

 

 

바람을 헤집고 내려앉는 겨울 햇살이

봄빛처럼 얼굴 위로 부드럽다.

눈부심을 피해 살짝 손바닥으로 햇살을 가려본다.

 

 

 

 

조용한 크리스마스를 맞았으나 괜히 기분은 살아서 또 엉덩이가 들썩들썩, ㅋㅋ 방문 커튼만 젖히면 바로

보이는 치맥 집, 얼마 전 개업했는데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장사가 될까 내심 걱정이었는데 드뎌 한번 가

보는데 가족팀인지 그래도 몇 테이블 손님이 앉아있었다. 밤 시간에 치킨집 맥주 참 오랜만에 마셔봤다.

하루빨리 코로나에서 해방 우리 모두 예전의 삶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되더라.

 

 

 

해맞이도 취소된 쓸쓸한 12월의 그믐밤, 왠지 집에서 보내기 서운해 옆지기 손잡고 타박타박 걸어서

밤마실을 나섰다. 단골 음식점 바다 바라기로... 열 체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서니 와우~

홀 안이 넓어서 띄어 앉아도 테이블 여기저기 꽤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내 마음 같은 사람들이 많긴 하구나..... 멀잖은 곳에 살면서도 자주 못 보는 자식들 이야기며

손주 이야기. 한 해를 돌아보는 아쉬운 삶의 넋두리를 쏟아내며 소주 한 병 비우며 가는 해 토닥토닥 작별의

인사하고 버선발로 오는 새해 마중하고....

 

 

 

나이 한 살 보태려니 확실히 체력이 딸리는 느낌이 든다. 피곤도 빨리 느끼고 늦게 풀리고, 그래도 새 마음 새 기분으로

해돋이를 보려고 첫새벽에 사우나를 갔는데 아뿔싸 나와보니 7시 30분이 지나 그만 해가 수평선 위로 쏙~

한발 늦었어. 비록 늦었지만 진심을 담아 새해의 소망을 기도드리니 휴우~ 큰 일 치른 듯 마음의 위안이 되더라.

바닷가에 사니 이럴 때는 참 좋네. 애들 표현대로 진짜 개 이득, ㅋㅋ~~

 

 

 

이 시국에도 사람들은 곧잘 타지방 여행이며 산행도 잘도 다니던데 나만 집근처만 뱅뱅, 넘 소심해선가?

아니여, 그래도 몸 사리는 게 좋겠지, 그래서 기껏 집 밖이래야 거기서 거기, 집 주변의 동네 한 바퀴, 아님

병원 가기, 마트 가기, 휴우~ 애들 왕래도 멀어지고 사는 게 진짜 재미없는데 그나마 지금의 나에게 소확행이

돼주는 건 옆지기랑 알콩달콩 식당 찾아다니며 맛난 거 먹고 술 한잔 하고, 코로나가 만들어준 심심찮은

여가활동이 되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참 오래 살고 볼일이다.

 

 

 

이런저런 불평 중에도 아낌없이 세월은 잘 가더라. 1월이 달포를 지나니 가끔 창밖의 햇살이 나른하여 봄기운이 

느껴지기도... 이럴 때 내리는 비는 봄을 재촉하는 비겠지? 그렇게 봄이면  빠지지 않고 찾는 먹거리가 미나리와 

삼겹살인데 지난해도 올해도 여전히 청도나 운문사 쪽으로는 갈 처지가 못되겠지? 이놈의 코로나 19..... 

 

 

 

다행히 울산 선바위 미나리도 인기가 좋다. 가까워 먼 거리 나들이 기분은 못 내지만 지금은 선바위 미나리로

봄 마중을 하는 터라 좀 이른 시기지만 설마 하고 둘러보니 벌써 미나리를 판매 손님을 맞고 영업 중. 대박!

매해 3~4월에 먹었는데, 얼마나 반갑든지 망설임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미나리와 어우러진 삼겹살 구이,

처음으로 1월에 이렇게 일찍 봄 미나리를 먹게 되었네.

 

 

 

죽느니 사느니 세상은 어려워도 파릇파릇한 미나리 향에 실려 봄은 어김없이 또 우리 곁으로 찾아오고. 

옆지기와 나는 룰루랄라 즐거운 마음으로 미니리에 삼겹살이 아닌 봄을 한 줌 가득 쌈 사 먹으며 희망이란

놈을 꼭꼭 씹어 먹었다. 곧 다 지나가겠지?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살아가는 힘은 내일이란

미래와 희망이 있기 때문, 올 설날도 비록 가족들이 다 함께 자리에 모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넉넉한

마음으로 설명절을 준비하고 맞이해야지. 곁에 있지 않아도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니까, 그저

든든한 버팀목 자식들이 있어 늙고 있는 노년이 외롭지 않고 여전히 살맛나는 세상이다. 세월아 갈 테면

가고 나이야 올 테면 와라. 코로나도 두렵지 않다. "ㅋㅋ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은 잘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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