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일상 스케치( 사진 일기 !~~

세밑에서~~

가을비 우산 2020. 12. 25. 13:12

마른 억새를 가르는 바람처럼 세밑을 달리는 시간의 소리에 등골이 시리다.

어느새 경자년 한 해가 꼬리를 내리는 12월 하고도 하순이다.

반기는 이 하나 없는 나이만 눈치도 없이 그렇게 또 내 앞을 다가서 있고 굳이 돌아보면 1년 삶의 길에

옴짝달싹 제약받는 동선 안에서 요기조기 인근 음식점 찾아다니는 발품 판 기억뿐이다. 왠지 씁쓸.....

 

 

 

 

코로나가 무서워 그저 집콕, 방콕, 다람쥐처럼 쳇바퀴 돌리는 일상으로 기껏 마트나 병원 아니면 마을 한 바퀴,

얼마나 지겨우면 평소 배달음식을 즐겨하지도 않는데 오죽하면 치킨을 야식으로 시켜먹기도 했을까....

침상 위에 앉아서 담금주 매실주 한 잔에 열무 김치국물로 시원하게 속풀이나 하고, 세상 참 오래 살고 볼일이다.

 

 

 

 

집에서 도보로 몇분 거리에 위치한 바다바라기라는 해변가의 음식점, 꽤나 맛집으로 알려진 듯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우리 늙은이들이야 그저 가까우니까 가끔 찾아가지만 이곳을 다녀간 연예인들의 사인들이

벽면을 도배되 있기도 하다. 메뉴도 다양하다. 우리야 회 아니면 물회나 회 덮밥 정도, 집구석 생활이 영

갑갑하면 이곳을 찾아 기분 전환을 하기도 한다. 아주 괜찮은 장소다, 나에게는.... 창밖 풍경은 갈매기 떼의 군무,

노란 등대, 시원한 수평선, 멀리 여행 떠나온듯한 착각을 하기 충분하다.

 

 

 

 

 

 

 

모임도 끊기고 나들이도 끊기고 그저 적막강산이로세 인데 그 탓에

옆지기랑 근거리 식당을 돌며 어쩔 수 없이 낮술을 한 잔씩 하게 되었다.

어머, 정말 뭔 일 이레.... 이러다 습관되겠다.

 

 

 

 

 

 

 

바닷가에 산다고 늘 해산물만 먹을 순 없잖은가, 육지 음식도 먹어줘야지.....

그래서 이날은 북구청 근처에 있는 돼지국밥집을 찾았다.

울 옆지기 날 위해서 그중 맛있는 집은 잘도 검색해 놓는다. 오~ 이쁜 사람, ㅋㅋ

수육에 진하게 우려낸 국물 한 사발 곁들이니 온갖 생활 스트레스가 확 풀리더라.

 

 

 

 

 

 

 

 

 

 

 

그렇게 또 얼마간 시간이 지나니 오늘은 점심으로 외식을 하잔다. 내가 또 되게 무료해 보였나 보다.

사양할 일 1도 없지. 후다닥 옷 챙겨 입고  단골 장소 바다바라기로 갔다. 열 체크를 하고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간만에 시원한 매운탕 곁들인 회덮밥을 주문했다. 

음~ 좋아 좋아. 그래도 오늘은 낮술은 노오....

 

 

 

 

 

 

이런저런 불만 속에서도 세월은 잘도 흘러 어느덧 한 해도 곧 저물어 간다, 참 정신없이 살은 것 같다.

바이러스에 치여 오죽하면 엄마 기일도 가족들이 다 모이지를 못했을까.... 이대로라면 설날도 불안하다.

투덜대는 내 마음의 소리를 엿듣기라도 한 듯이 어느 날 옆지기가 아주 큰 맘먹고 구룡포로 과메기도

먹고 드라이브 가잔다. 세상에 이게 웬 떡이여....

그렇게 해서 올 들어 처음으로 가장 먼 거리 포항 구룡포로 나들이를 다녀올 수 있었다.

 

 

 

 

코로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상황이라 무척 조심스러웠지만

혹시 모를 분주함을 피해 평일 한낮에 다녀왔다.

고르고 골라 손님이 적은 조용한 식당을 찾아 식탁과의 거리 두기를 충분히 고려해서 자리를 잡았다.

 

 

 

 

과메기 쌈 하나에 소주 한 잔의 목 넘김 바로 이 맛 아닙니까, 완전 껌뻑 죽었다네 기분이 좋아서....

뭐 그렇다고 내가 완전 술꾼은 아니지요, 그저 술자리 조금 즐길 줄 아는 늙은 아낙(?)

인생의 희로애락을 한 잔 술로 푸는 소박한 애주가? ㅋㅋ

 

 

 

 

 

 

 

 

 

 

 

 

 

오래간만에 퇴근한 막둥이랑 딸내미 방에서 수다를 떨었다. 얼마 전 작은애(손녀) 생일이었는데도

가족들이 모이지를 못해 서운했던 이야기며 설날에는 다 모일 수 있어야 되는 데 하는 염려 등, 그러고 보면

말만 한 지붕 밑에 살지 평소 별로 모녀간에 대화가 없는 셈이다. 물론 딸애가 바쁘기도 하다마는....

그래서 오늘처럼 딸애와 함께하는 시간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엄마에겐 딸이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코로나 비상시국에도 울 가족들이 하나같이 무병 무탈 올 한 해를 잘 보내게 된 것에 그저

다행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는 해 다독여가며 마무리 잘 짓고 오는 새해도 희망의 쌍 수 들어 반겨

맞을 준비나 해야겠다. 더도 들도 말고 늘 지금처럼 서로 사랑하고 아들딸 모든 가족이 건강하고 화목하기를

바랄 뿐이다. 아~ 그래도 매년 저무는 한 해의 아쉬움은 한결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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