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일상 스케치( 사진 일기 !~~

생일축하가 난감하네?

가을비 우산 2021. 3. 10. 14:59

음력 정월 열이틀이 내가 태어난 날이다.

올해도 케이크에 촛불을 밝히며 적은 손녀딸이 할머니는 왜 이렇게 촛불을 많이 켜? 하더라. 헐~

그 말 듣고 아들놈이 내년부터는 초를 꽂지 말고 숫자로 된 걸 꽃아야 겠단다.

 

그러고 보니 문득 이렇게 나이 많아진걸 떠들썩하게 축하받고 마냥 좋아할 일인가 하는 의문이....

꼬박꼬박 빠지지않고 나이가 많아짐을 생일로 챙기고 있음은 결국 살날이 짧아지고 있음을 각인

시키고 있는 게 아닌지 하는 허탈한 생각이... 그 참 기분 묘하고 난감하네, 어쨌거나 자식들의 일

정에 맞추어 생일을 주말로 앞당겨 축하를 받았다. 두둑한 봉투 받고 모처럼 오손도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니 이보다 기쁘고 행복할 수가 없지, 그래서 맨날 생일만 같

아라 하나보다. 곰곰 생각해보면 이 나이 먹도록 큰 병 없이 무탈하게 잘 살고 있음은 분명 축하

받을 일인가도 싶다. 내 자식들이지만 효자 효부들 아닌가, 분명 나는 복 받은 삶을 살고 있음이렸다.

 

 

 

그렇게 생일을 앞당겨 자손들의 축하를 받고 당일날은 옆지기랑 또 오붓하게 횟집에서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식들에게 뒤질세라 이 양반 통 크게 통장으로 공이 여섯 개짜리

1장을 선심 쓰더구먼, 자고로 돈 싫어할 인간은 없으니까. 나 생일이면 땡잡는다ㅋㅋ~~

 

 

 

 

 

 

하루로 가라 안 힐 기분은 아니더라. 내쳐서 봄바람 나들이도 나갔었다. 달력으로만 봄을 세고

있었더니 막상 집 밖으로 나와보니 봄이온 줄 실감, 교외로 빠지니 개나리, 산수유, 더러는 벚꽃

나무도 꽃망울 터트리고 있었으니까.... 태화강 상류 선바위를 끼고 흐르는 하천가에 위치한

커피솝은 언제나 전망이 좋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옆지기랑 집 나서면 자주 찾는 단골 코스다.

바로 근처에 있는 옹심이 칼국수집, 오래간만에 맛보러 들렸더니 코로나 19가 무색할 정도로 손님

들이 바글바글, 물론 열 체크도 하고 테이블 사이 칸막이도 설치했더라만 조금은 불안하더라,

한참을 기다려 겨우 옹심이 칼국수 한 그릇씩 맛나게 먹고 얼른 나와야 했다.

 

 

 

 

 

후식으로 당근 커피 한 잔, 다행히 테이크 아웃은 끝난 듯  커피숍 안에서 분위기 잡고 차 

한잔의 망중한을  창밖의 봄기운과 함께.... 활짝 핀 산수유의 유혹에 늙은이 가슴이 벌렁벌렁, 

칽칽칽~~ 그려~ 살아보니 행복도 기쁨도 멀리서 오는 게 아니더라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고 바로바로 내가 머무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더라. 

 

 

 

 

 

고로 언제나 나의 행복은 지난 시간도 아니요 다가올 미래도 아닌 지금 내가 마주한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고 행복함이다. 백발 되는 흰머리가 봄바람에 휘날리어도 마음은 삶의 열정 청춘처럼 

간직하고서 오늘도 사랑하는 옆지기의 손을 잡고 가슴이 두근두근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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