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초, 만물이 소생하는 생기로운 봄날에 그간 오래 미뤄온 백내장 수술을 받기로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사실 뿌옇게 흐려진 시야로 불편을 겪은지는 오래다. 하마 7~8년도 더 됐을걸... 그런데도 미뤄온 것은
황반변성이라는 안질 때문에 거기에만 주치의를 두고 수년 동난 주기적인 관리를 했었다가
강동 바닷가로 이사를 하면서 병원이 멀어 주치의 소견서를 받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받고 보니 오잉? 백내장 수술 시기가 늦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지. 그려.
두어 해 전부터 부쩍 시력이 더 나빠졌었어, 그렇게 부랴부랴 월말쯤
수술 날짜를 잡긴 했는데 그 날짜가 금세 닥쳐오더라.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갑갑한 일상에서 그나마 숨통 트이는 일은 일주일에 한 번씩 술 한잔 하는 건데
큰일 났다, 수술 후 건강한 회복을 위해 예의상 적어도 한 달은 술을 참아야 되지 않겠나?
헐~ 비상이다. ㅋㅋ이런 내 맘을 알고 울 옆지기의 지극한 배려로 수술 받기 며칠 전
생아귀찜 잘하는 집에 들러 아주 느긋하게 소주
한 병을 비웠다. 아! 행복해~^)(^~
수술을 받고 일정 회복기간 집콕을 하다 보면 벚꽃들의 절경을 놓칠 수도 있겠구나 싶어 수술 전
두 차례 안과 검진을 다녀오는 길에 옆지기랑 미리 봄꽃 마중을 나서기로 했다.
주전 고갯길이며 정자 고갯길에 도로변을 끼고 봄을 머금은
벚꽃나무 가로수들이 앞다투어 꽃망울 틔울 준비 자세로
바짝 긴장들을 하고 있었다.
정자 고갯길엔 개나리가 만발했고 복사꽃은 울긋불긋 처녀의 젖가슴처럼 부풀었고
벚꽃나무도 갓난쟁이의 배냇짓 웃음처럼
잎새 하나하나 봄의 정령으로
생명의 기운이
아름답다.....
주전 고갯길에
진달래는 만발했고
동백은 송이송이 낙화가 지고...
수술 잘 받고 명경같이 맑은 눈으로 아름다운 봄풍경 다시 보고 다시 또 봐야지~~
해안을 따라 드라이브하다 커피숍에 들려 우아하게 차 한 잔~~ 창밖으로 마을의 수호신인 듯
유구한 세월을 간직한 아름드리 거목이 위풍당당한 자세로
허리를 꺾고 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분위기 죽이지요....
파도의 물결마저 사랑스러운 봄바다는 저리도 푸르디푸르게 물빛마저 고와라
절로 달리던 차 멈추고 바다의 풍경에
마음이 빠지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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