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일상 스케치( 사진 일기 !~~

그리운 어머니

가을비 우산 2021. 5. 18. 06:00

부모님 섬기기란 다 때가 있더라,

이제쯤 마음의 여유가 생겨나  효도에 눈길을 돌려보지만 때는 이미 늦어

부모님은 기다려 주시 지를 않고 이미 이 세상에 아니 계시네...

 

생 전 효자 다 어디 갔다가 뒤늦은 사 후 효심은

이리도 절절하던지 죽은 조상 섬기는 자손들의 발걸음은 집집마다 산소 찾아 추모의 정

애절하니 무덤 속에 누운 부모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지금만 같았으면 좀 더  잘 모실 수 있었는데...

조금만  더 오래 사셨다면  잘해 드릴 수 있었는데... 뉘 집 자손을 막론하고 다 한 번쯤은

부모님 산소 앞에서 속절없이 되뇌었을 넉두리일 게다.

 

고된 시집살이에 마음의 여유가 없기도 했겠지만

원래가 잔정 없이 무심한 성격이라 생전에 한 번도 살갑게 딸 노릇을 못했던 게  늙어갈수록

후회스러워 새록새록 회한이 서린다.

 

아무것도 해드린 것 없어도 큰딸이라고

그리도 든든해하시며 늘 자랑스러워하셨는데 내 삶만 버겁다고 만만찮은 당신의 그 삶을

단 한번의 빈말로도 따뜻하게 위로해드린 적이 없구려....

 

당신이 이 세상 떠나시던 그 연세가

나에게도 곧 다가오니 생전 불효의 회한이 더욱 사무쳐 명치끝만 아리고 나오는 건

한숨이요 흐르는 건 눈물뿐이랍니다. 

 

봄비에 우거진 잡초 잘라내며 산소에 어푸러저

엄마 하고 목메이게 불러보며 다시 못 뵐 그 모습 간절히 그리워 넉두리 쏟아내며 오열하고

쓸쓸하게 돌아서곤 한 그 햇수가 하마 십수 년...

 

 

 

올해는 어버이날 사위도 함께 와서 엄마 무덤 곱게 단장해 드리고

셋이서 부곡 하와이 여행 모셨을 때 그리도 좋아하시던 그 모습 떠올리며 당신의 사위도 눈시울

붉어졌네요. 생전모습 대하듯 무덤과 마주 앉아 비석을  어루만지며 자손들 사는 모습 두런두런 전해 드리니

엄마 오늘은 이 늙은 딸이 조금은 이쁘기도 하든가요?

 

 

 

이제는 우리 엄마 천국에서 즐겁게 지내시느라 바쁘신가 보다.

꿈길에 조차 잘 보이지가 않네... 내년 봄에는 무덤가에 할미꽃으로라도 피어나서 불효 여식

반갑게 맞아주소, 엄마인 듯 할미꽃 부여잡고 뽀뽀라도 해볼라요....

 

 

 

소주 한병으로 목 추겨 드리고 자손들 소식 전하며

한참을 놀아드렸네, 우리 이제 그만 가요. 엄마 잘 계시오.

 추석 명절에 다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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