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일상 스케치( 사진 일기 !~~

나와 백련암

가을비 우산 2021. 5. 28. 06:41

불기 2565년 신축년의 석가 탄신일을 맞이하여 올해도

백련암을 다녀왔다. 범서읍이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야산에 위치한 그리 크지 않은

조그만 사찰이다. 몇십 분만 시간을 더 투자하면 통도사나 석남사 등 큰 사찰을 갈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크고 이름 난 사찰의 부처님이라야 기도가 먹히고 가피를 더 크게

입겠는가? 불자가 어디에 있건 항상 부처님은 불심을

가진 자 그 마음 안에 존재하심이니 생전에 어머님이 내 손을 잡고 처음으로 불자의

길로 이끌어주신 곳이 백련암이기도 하여서 이사한 후로 더욱 거리가 멀어졌지만 이어진 인연이 어언 수십 년,

마치 친정집을 찾듯 꼭 백련암만 찾게 된다. 특히나 불자들을 대하시는 주지 스님의 따뜻한 포용력은

마치 가족을 대하듯 격의 없이 친근하시며, 또한 경을

읊으시는 낭랑하고도 울림 있는 깊은 목소리는 법회 참석 때마다 삶에 찌든 내 육신과 마음을

정갈하게 씻어주시는 듯 하니 백련암엔 더욱 각별한 애정을 느끼게 된다. 코로나 때문에 부처님

탄신일이지만 역시나 사찰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확 줄었거니와 경내에 머무는 시간도 짧아서

사람들은 금방금방 들고날고 하니 법당 안도 주차장도

붐비지를 않아 좋은 점도 있더구먼...

 

 

 

 

 

 

 

 

 

 

 

 

 

코로나 때문에 점심 공양으로 나눠준 백련암

도시락을 법회가 끝나고 집에 와서야 챙겨 먹고는 옆지기를 부추겨

강동으로 이사를 왔으니 이곳 인근의 사찰에도 인사를 다녀올 일이다 싶어

오후 서너 시가 되었을 무렵 그래도 인지도가 좀 있는 신흥사란 절 한 곳을 더 찾았다.

이곳 계곡이 좋아 20여 년 전쯤 이 주변을 다녀간 기억으로 가물가물한데

막상 신흥사 경내에 들어서니 사찰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가파른 계단을 밟고 신흥사로 오르니

400년 묵은 보호수 회화나무가 신흥사의 역사를 말해주듯 근엄한 자태로

들고나는 불자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섰다.

 

 

 

 

 

 

 

사천왕 앞에 합장하고 경내로 들어서니

대웅전 올라가는 돌계단이 높다랗게 눈앞에 펼쳐진다.

 

 

 

 

 

 

 

 

 

 

 

 

 

부처님 탄신을 축하드리는 와중에도 부처님 앞에 합장 경배 올리며 마음 한 구석 간절한 염원 하나.

둘째와 장손녀의 건강을 위한 기도였다. 두 녀석이 다 당뇨를 가지고 있어 자나 깨나 큰 근심거리다.

아마도 가족력인가 싶다. 그저 지금처럼만 관리가 잘 되어서 백세 천세 무병 무탈 행복하거라,

사랑하는 내 새끼들...

 

 

 

그런데 신흥사 불자회 참 인심 야박하네, 

이 경사스러운 날에 정성으로 찾아오는 손님들께 어찌 찬 냉수 한잔 대접이 없다니?

한참 햇살 뜨거운 시간에 비좁은 산길 돌고 돌아 기쁜 마음으로 찾아왔는데 아무리

뜨내기 불자이라도 이건 진짜 아니다 싶다. 흰머리 나기까지 부처님 생신날

시간과 상관없이 수많은 사찰을 다녀봤지만 요런 푸대접은 처음,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곳간에서 인심 나는 법이거든...

경내 한바퀴 돌고 나니 초여름 따가운 햇살에

땀방울 송글송글 입술이 바짝 타네...

 

 

 

 

석가탄신일, ( 5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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